만성콩팥병 투석치료 vs. 보존치료, 생존율 더 높은 건?

갑작스러운 투석보단, 계획 따른 투석이 사망 위험 낮춰

콩팥
노인 만성콩팥병 환자는 투석치료를 받는 것이 보존적 치료를 받을 때보다 생존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agicmine/게티이미지뱅크]
초고령사회를 앞둔 우리나라의 중요한 의학적 해결 과제 중 하나는 콩팥병 환자에 대한 투석치료다. 콩팥병은 고령층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지만, 진료를 위한 적정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

콩팥(신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기능이 계속 떨어지면 ‘만성콩팥병’에 이르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아져 70대 이상에서는 16%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또,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을 받는 환자의 과반수는 65세 이상 연령층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 고령층 만성콩팥병 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정작 이들을 대상으로 한 진료지침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연구팀(신성준 동국대 의대 교수, 양재원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 NECA 임상근거연구팀 박동아 연구위원)이 노인 만성콩팥병 환자를 위한 진료지침 개발에 근거를 더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만성콩팥병 환자를 관찰한 연구를 통해 ▲투석치료와 보존적 치료 효과 비교(21편)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효과 비교(38편) ▲투석치료의 사전 계획 여부가 미치는 영향(12편) 등을 메타분석했다.

투석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투석치료를 받은 그룹의 1년 시점 생존율은 85%, 2년과 3년 시점 생존율은 각각 73%와 58%였다. 반면, 보존적 치료를 받은 그룹의 1년 시점 생존율은 69%, 2년은 43%, 3년은 25%로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생존기간은 투석치료군 중앙값이 38개월, 보존적 치료군이 20개월로 보존적 치료군이 짧았고 사망 위험 또한 보존적 치료군이 높았다.

집에서 혼자 시행할 수 있는 복막투석과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혈액투석 비교 결과는 어떨까? 총 38편의 관찰연구를 살핀 결과, 투석 3년과 5년 시점 혈액투석군의 생존율이 다소 높았다. 생존기간 역시 더 길었다. 단, 사망위험과 관련해서는 문헌 간 차이가 컸다.

투석치료를 사전 계획하고 받은 그룹과 계획 없이 갑자기 투석치료를 받기 시작한 그룹에서는 전자가 후자보다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계획되지 않은 투석이란 입원 환자나 응급실 방문 환자가 투석을 받기 시작하거나 긴급한 투석을 위해 중심정맥카테터(굵은 정맥에 삽입하는 관)가 필요한 사례 등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콩팥병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이처럼 계획 없이 갑자기 투석치료를 받는 것보다 미리 계획을 세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ING alternative/게티이미지뱅크]
이상을 종합해 볼 때 연구팀은 노인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투석치료가 보존적 치료보다 생존 면에서 이득이 크다고 보았다. 복막투석과 혈액투석 중에서는 혈액투석이 더 좋은 생존율을 나타내긴 했지만 근거 수준이 낮아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계획 없이 시행한 투석치료보다는 계획적인 치료가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유리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노인 만성콩팥병 환자의 생존 이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거를 생성했다는 점에서 의료인과 환자 당사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단초를 제시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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