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뇌는 ‘멀쩡’… 자신감 가져야

노인들이 스스로를 늙었다고 생각하면 자신감이 떨어져 자신의 기억력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람의 마음을 말랑말랑한 왁스에 비유한 아리스트텔레스. 어린 마음은 굳지 않은 왁스처럼 부드러워 쉽게 감명 받고, 다채로운 사고가 가능하다. 나이가 들어도 그럴까. 마음은 점차 굳은 왁스처럼 경직되어 사고 능력이 떨어진다.

 

늙으면 뇌 기능이 저하된다는 데 노년층의 사고 능력이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 과학자들은 뇌가 ‘가소성’이 있다고 본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면 변화하고 적응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유연하다는 의미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심리학과 데이나 토우론 교수팀에 따르면 나이 든 사람은 자신의 두뇌를 잘 믿지 못하고 기억력을 의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토우론 교수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단어 시험을 보도록 했다. ‘개’와 ‘감자’처럼 무작위로 뽑은 2단어가 적혀있는 목록을 주고, 또 다른 단어 목록을 주었다. 그리고 새로 제공한 목록에서 앞서 본 목록에 적혀있는 것과 동일한 단어 쌍을 찾도록 했다.

 

그 결과, 60~75세 참가자들은 자신의 기억력에 의존하기를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다. 원래 목록을 자주 들여다보는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진행한 다른 실험에서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만큼이나 단어 쌍을 잘 기억해내는 능력을 보였다. 단어를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자신의 기억력을 믿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 다른 실험에서 대수방정식을 암산으로 푸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동일한 방정식 문제를 여러 차례 반복해 출제해 참가자들은 자신의 답을 암기할 수 있었다. 노년층 실험참가자들은 동일한 문제가 나와도 또 다시 계산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 실험에서 앞서 연구팀은 노년층 참가자들이 암산으로 풀었던 답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노인들은 자신의 기억력을 의심하고, 같은 문제를 또 다시 계산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인들은 연구실에서 진행된 테스트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의 기억력을 의심하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이 노인들에게 매일하는 활동에 대해 일기로 기록하도록 한 뒤 이를 분석한 결과다. 컴퓨터처럼 새로운 것을 배운다거나 요리 혹은 운전을 할 때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노인들이 스스로를 늙었다고 생각하면 자신감이 떨어져 자신의 기억력을 과소평가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는 외로움이나 고립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노인들에게 늙었다는 생각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 같은 연구는 ‘심리과학동향(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발표됐다.

 

    김수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