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2년 뒤 뇌 질환 위험 ↑"
65세 이상 뇌안개 15.4%, 치매 4.5%, 정신질환 0.85%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2년 뒤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린 사람보다 치매, 정신병, 뇌안개 등과 같은 뇌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 엠디(Web MD)’가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020년 1월 20일~2022년 4월 13일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약 128만 명(대부분 미국인)의 의료 데이터를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렸던 동일한 수의 사람들 데이터와 비교했다. 치매와 정신질환, 뇌안개, 기분장애, 불면증, 뇌전증 등 14개 신경학·정신의학적 질환을 분석했다.
대다수 코로나19 환자는 감염 후 두 달 만에 뇌 질환 위험이 급격히 떨어져 불안과 우울 등의 위험이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2년 간 연구기간이 끝난 뒤 뇌안개, 치매, 정신질환 발병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반적으로 인지 장애를 가져오는 뇌안개의 위험이 두드러졌다. 뇌안개는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상태다. 코로나19에 걸린 18~64세 중 2년 뒤에도 뇌안개를 보고한 비율은 6.4%(1만명 중 640명)로 대조군의 5.5%보다 높았다. 65세 이상 노인 중 뇌안개가 발병한 비율은 15.4%로 3배 가까이 높아졌는데 대조군은 12.3%였다.
65세 이상 노인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뇌질환 위험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안에 치매에 걸린 비율이 4.5%로 대조군의 3.3%보다 높았다. 정신질환 발병률도 0.85%로 대조군의 0.6%보다 높게 조사됐다.
이런 정신질환의 위험은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사이에선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논문의 제1저자인 옥스퍼드대 맥스 타켓 선임연구원은 “현재 지배종인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 보다 감염 직후에 훨씬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정신질환 진단 비율도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다행히 미성년자의 뇌질환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켓 선임연구원은 “2년 동안 미성년 환자의 발병이 전체적으로 크게 늘지 않았고, 발병해도 2∼3개월 이내에 큰 위험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옥스퍼드대 폴 해리슨 교수(정신의학)는 “코로나19 이후 우울증과 불안감 진단이 빨리 사라지고 아이들에게서 관찰되지 않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치매와 발작 등 일부 질환은 2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psy/article/PIIS2215-0366(22)00260-7/fulltext#seccestitle150)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