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1년 전부터 소아마비 바이러스 돌고 있었다"
뉴욕주 오렌지카운티의 4월 하수 샘플에서도 검출돼
지난달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한 미국 뉴욕주에서 1년 가까이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를 토대로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CDC 연구진은 지난달 뉴욕주 로클랜드 카운티에서 소아마비로 진단받은 남성의 감염경로를 추적했다. 2013년 이후 미국 본토에서 9년 만에 소아마비 발병 보고였다. 연구진은 지난 4월 이웃한 오렌지 카운티에서 채취한 하수 샘플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검출했다. 로클랜드 카운티의 하수에서는 지난 5월 채취된 샘플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됐다.
연구진은 소아마비 바이러스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이 바이러스가 1년 전부터 유포된 것으로 추정했다. 유전적으로 유사한 바이러스가 3월에 이스라엘에서, 6월에 영국에서 발견됐다. 결국 미국에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돌기 시작한 것은 최소 4개월-최대 1년 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소아마비가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결과는 놀랍지 않다고 미시간대 조셉 아이젠버그 교수(역학)는 설명했다. 그는 “레이더에 마비환자 발생이 잡히기 전에 상당히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 전문가들 역시 로클랜드 카운티 환자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 왔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로클랜드 카운티의 일부 지역에선 24개월 미만 유아 중 3회 접종해야 하는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가 37%밖에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발견된 환자 역시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남성으로 지난 6월 발열, 목 뻣뻣함, 하지 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했으며 대변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됐다.
게놈 염기서열 분석 결과 환자는 주로 제3세계에서 복용하는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에서 파생한 제2형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2000년 이후 경구용 백신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경구용 백신은 안전하고 효율적이지만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약화된 바이러스를 대변을 통해 몇 주간 퍼뜨릴 수 있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그 결과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 많은 지역 사회에서 바이러스는 계속 순환할 수 있고 결국 백신 접종자도 위험하게 만들 변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로클랜드 사례의 발견으로 보건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시를 위해 채집했거나 채집 중인 폐수 샘플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로클랜드와 오렌지 카운티에서 수집된 20개의 폐수 샘플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모두 환자 샘플과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4월에 오렌지 카운티에서 수집된 21번째 샘플에서도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다른 샘플과 확실하게 연결하기에 게놈 정보가 불충분했다. 8월 10일까지 조사에서 로클랜드와 오렌지 카운티에서 온 260개의 폐수 샘플 중 8%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뉴욕시의 6개 폐수 샘플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보고서는 로클랜드 카운티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기 1~3주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환자는 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지만 ‘대규모 모임’엔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나기 25일 전 로클랜드 카운티의 폐수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에서 이 환자 외에도 감염된 사람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25일 전 바이러스가 하수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그 환자가 아마 두 번째 환자도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소아마비 백신을 3회 접종한 사람들은 안전하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하기에 너무 어린 유아와 백신 미접종자는 안심할 수 없다.
해당 보고서는 다음 링크(https://www.cdc.gov/mmwr/volumes/71/wr/mm7133e2.htm?s_cid=mm7133e2_w)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