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백신도 돌파 감염...4만명 육박..
WHO “백신, 만병통치약 아니다”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4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백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밝혔다. 백신을 맞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로자먼드 루이스 WHO 긴급 대응 국장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자 중 일부 돌파감염 사례가 보고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WHO가 원숭이두창 백신의 돌파감염 가능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돌파감염 사례는) 백신이 100% 예방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이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도 “백신이 현재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실한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백신은 덴마크의 바이오 업체(바바리안 노르딕)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 유일한 승인 제품이다. 하지만 물량 부족으로 미국 등에서 백신 공백이 일어나고 있다. WHO도 백신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 회사는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백신 수요를 맞추기 위해 위탁 생산 업체 선정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동물과 사람이 함께 감염되고 옮길 수 있다. 감염된 원숭이, 다람쥐, 반려동물 등 동물과의 직접 접촉이나 환자의 혈액, 체액(타액, 소변, 구토물 등)이 피부 상처 또는 점막에 닿으면 감염될 수 있다. 혈액이나 체액이 묻은 옷, 침구류 등을 통해서도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이 높은 곳에선 반려견 등 반려동물들을 격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는 17일 현재 3만9742명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은 1만3452명으로 확진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 초반 확산세를 주도했던 유럽은 증가세가 둔화된 양상이다. 스페인이 5792명으로 세계 2위, 영국 3201명, 독일 3186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