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잃은 후각과 미각, 언제 돌아올까?
179명 환자 중 89%가 회복, 2.5%만 2년 이상 지속
코로나19가 가져오는 불안한 증상 중 하나는 갑자기 맛과 냄새를 잃는 것이다. 완치 이후에도 후각과 미각을 되찾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 더욱 불안하다. 일부 환자는 2년이 지나도 후각이나 미각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이비인후과》에 발표된 이탈리아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대의 파울로 보스콜로-리조 교수(이비인후과)가 이끈 연구진은 후각과 미각을 모두 잃은 약 170명의 이탈리아 코로나19 환자들을 추적한 결과 89%의 감각이 되돌아왔음을 발견했다. 대부분 비교적 빨리 감각을 회복했다. 11%만이 맛이나 냄새의 상실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보고했다. 2년 동안 후각과 미각이 여전히 없다고 보고한 환자는 2.5%에 불과했다. 또 다른 9%는 이들 감각이 개선됐지만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보건센터의 아메시 아달자 선임연구원은 “맛과 냄새의 상실이 일시적 장애일 뿐 영구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감염병재단의 의료 책임자인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 교수도 “환자 스스로 보고한 데이터이긴 하지만 후각과 미각의 부활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결과”라고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냄새와 맛의 손실을 일으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론이 있다. 아달자 연구원은 바이러스가 후각 신경세포 주변의 보조세포를 감염시켜 신경세포의 기능을 간접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신경세포가 바이러스나 면역 반응에 의해 직접적으로 감염되거나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기능이 회복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론은 뇌안개를 일으키는 염증이 신경계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샤프너 교수는 밝혔다. 그는 “중추신경계의 염증이 관여됐을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며 “이 염증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신경세포의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신체 내의 많은 다른 시스템에 광범위한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후각과 미각 역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2년이 지난 지금도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한 환자가 19%에 육박했고, 호흡곤란도 11%에 이르렀다. 28%는 코로나19 후유증이 장기 지속되는 롱코비드 증상을 최소 한 가지 이상 갖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