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3만명 돌파.. 가정 전파로 4세 여아 확진
다수의 여성, 어린이 감염자 발생... 가정 내 전파 확산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3만 명을 돌파했다. 바이든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은 8900명을 넘어서 압도적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독일에선 4세 여아도 감염됐다. 가정 내 감염으로 보인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는 3만580명(이하 8일 현재)이다. 7월 9일 9451 명에서 한 달 만에 3.2배로 늘어났다. 미국이 8903 명으로 29%를 차지했다. 미국은 7월 12일 925명에서 1965명(18일), 4630명(28일), 5176명(8월1일), 6599명(4일), 8903명(8일) 등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미국의 인접 국가인 캐나다는 957명이다. 초반 확산세를 주도했던 유럽은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양상이다. 스페인이 4942명으로 세계 2위, 독일 2916명, 영국 2864명, 프랑스 2426명 등이다. 남미 국가인 브라질이 2131명으로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독일에서는 4세 여자 어린이가 원숭이두창에 확진됐다. 이 어린이는 이미 감염된 두 명의 성인과 함께 살고 있어 가정 내 감염으로 추정된다. 성인들이 양성 판정을 받자 이 어린이도 검사를 진행, 감염자로 확인됐다. 지난주 15세, 17세 남성 미성년자 2명이 확진되는 등 독일에선 원숭이두창이 낮은 연령대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독일은 여성 감염자도 7명 나왔다.
원숭이두창은 성관계 뿐 아니라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 체액 등이 묻은 옷, 침대 시트, 수건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이미 다수의 여성, 어린이 감염자가 나와 가정 내 전파에도 비상이 걸렸다. 어린이나 면역력이 약한 이들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인 스페인, 브라질, 인도에서도 사망자가 보고됐다.
미국 연방 정부는 4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미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등 주 정부에서 비상사태를 발동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차원에서 원숭이두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로 원숭이두창 확산을 막기 위한 재정 지원, 인력 배치 등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원숭이두창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 백신 진네오스를 18세 이상에게 피부 진피 안쪽에 주사하는 피내주사로 투여할 수 있도록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복용량 일부를 피내에 주사하면 투여 효율이 5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원숭이두창이 급증하면서 백신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신 부족 소식이 전해지면서 백신을 맞기 위해 긴 줄을 서는 모습이 예사로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