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찔까봐 겁나" 아동·청소년 '섭식장애'에 취약
나쁜 식습관 보이기 시작하면 건강 '빨간불'
아이가 편식을 하는 등 식습관이 나쁘면 '나중에 잘 먹겠지' 생각하기보단 면밀히 관찰하며 교정을 유도할 필요가 있겠다. 어린 아이들은 거식증, 폭식증과 같은 섭식장애에 이르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와 샌디에이고주립대 공동연구팀이 1만 2000명의 아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를 확인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사 대상 아동의 5%가 섭식장애를 겪고 있었는데, 식습관이 나빠지는 징조를 보이면 쉽게 섭식장애로 빠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성인도 식습관이 안 좋으면 섭식장애가 발생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특히 더 취약하다는 것.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면 '신경성 식욕부진증'에 이를 수 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살이 찔까봐 겁나 음식 먹기를 거부하거나 식사 후 구토를 하는 등 음식과 관련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상태다. 성인도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 등을 가지면 이러한 상태에 이를 수 있지만 또래집단과 대중매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아이들은 식욕부진증에 이를 위험이 더 높다.
특정한 음식만 먹으려 하거나 특정한 식감, 냄새 등만 선호하는 '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ARFID)'에 이르는 아이들도 있다. 전반적으로 식사량이 적기 때문에 영양결핍이나 체중 감소를 동반하게 된다. 섭식장애까진 아니지만 나쁜 식습관이 지속되면 음식 선택에 까다롭고 편식이 심한 아이가 되기도 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음식과 관련한 이러한 문제들은 보통 10대 때 많이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 부모는 아이의 식습관 변화를 제일 먼저 눈치 챌 수 있는 존재인 만큼 아이를 잘 관찰할 필요가 있겠다.
연구팀은 ▲아이의 식욕이 갑자기 변한다거나 ▲식사 시간을 자꾸 피한다거나 ▲칼로리를 체크하며 음식을 먹는다거나 ▲과도한 운동을 하는 등 몸을 혹사시키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면 식습관과 관련한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가 자신의 신체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리거나 체중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상태일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이에게 화를 내며 건강하게 먹기를 강요하기보단 먼저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음식을 꺼리는 원인은 설사, 복통 등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정서적 불안감 등 정신적인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으며 또래집단과의 관계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가벼운 수준의 섭식장애는 대화를 통해 교정을 유도할 수 있지만 구토가 반복되는 등 신체와 정신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났을 땐 병원 치료가 필요하겠다. 아이의 상태에 따라 우울증 등 동반질환에 대한 치료를 함께 병행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이번 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