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후 대표적 합병증인 ‘림프순환장애’ 극복 가능성 증가

끊어진 림프절에 시트 이식해 림프 흐름 회복을 회복

암을 나타내는 핑크리본을 손에 올린 여성
암 치료 후 대표 후유증인 림프부종의 극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암은 진행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암이 심각하게 진행돼 림프절까지 전이되면 전이된 림프절 부위를 절제하고 재발을 줄이기 위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때 림프 조직이 손상되고, 림프의 흐름이 단절돼 팔과 다리가 심하게 붓고 만성염증이 생기는 ‘림프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암 치료 후에도 림프부종은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적절한 예방이나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손상된 림프의 흐름을 회복시키는 인공 구조물을 개발, 림프부종 극복 가능성이 커졌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와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생명공학 및 중개의학(Bioengineering&Translational Medicine)’에 림프절 절제술로 림프의 흐름이 끊어진 소동물 모델에 인공 구조물 ‘림프채널시트’를 이식한 결과, 끊어진 림프의 흐름이 성공적으로 회복됐으며 부종 감소 효과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림프채널시트가 단순히 림프의 흐름을 지속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림프관이 재생하는 데에도 기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단절된 림프 구간의 흐름을 지속하는 통로 역할과 림프관 신생을 위한 지지대(스캐폴드) 역할을 하는 ‘림프채널시트’를 새롭게 개발했고, 이에 대한 특허를 취득 후 새로운 치료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임상 연구도 준비 중이다.

림프채널시트는 미세유체 통로를 포함하는 2차원 구조물로 단절된 림프관 사이를 이어주도록 제작되었으며, 기존 기술 대비 비교적 쉽게 시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어깨 림프절(상완 림프절)이 제거된 소동물 모델에 림프채널시트를 이식하고 방사선 치료 상황을 재연했다. 상완 림프절은 팔의 림프 흐름이 모이는 곳으로, 손과 팔 전체에서 발생하는 림프액을 모아 몸 안쪽 겨드랑이 림프절(액와부림프절)까지 전달해 림프의 흐름을 유지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면 절제된 림프관은 탄성에 의해 말려 림프관의 재생과 회복이 매우 어렵고, 방사선 치료로 그 주변 림프 조직들의 추가적인 손상이 일어나게 되면 회복될 수 없는 림프 순환 단절이 일어나 림프부종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림프채널시트를 이식 후 확인한 결과, 상완 림프절을 지나는 림프의 흐름이 이식된 림프채널시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첨단 형광 림프 조영술을 통한 비침습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또한 림프절이 절제된 소동물 모델과 림프절 절제 후 림프채널시트를 이식한 소동물 모델의 부종 변화를 8주간 비교 관찰 결과, 시트 이식 모델에서는 2주 차부터 부종이 유의미하게 감소해 7주 후 정상치로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 림프절 절제 모델은 이식 모델에 비해 부종 감소가 일어나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정상치로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이식한 림프채널시트 내부를 조직 검사한 결과 시트 내부의 채널을 따라 미세 혈관 및 미세 림프관이 새롭게 생성된 것을 확인했다. 림프채널시트가 림프의 흐름이 단절된 상황에서 림프 흐름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새로운 림프관 재생을 돕는 환경을 제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의 교신 저자인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는 “림프순환장애는 특히 유방암을 포함한 여성 암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수술 후 후유증이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예방 및 치료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며 “이번 연구가 재생의학 측면에서 림프순환장애의 획기적인 새로운 예방 및 치료 전략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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