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의사 심사관 16명에 불과…허가심사 전문성 결여는 '당연'
과중한 업무량에 낮은 처우로 정원보다 부족, 미 FDA는 의사 700명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등 허가 심사업무의 전문성 부족은 의사 심사관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등 의료제품 분야의 허가심사의 효율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심사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2020년 230명, 2021년 300명 수준이던 의료제품 분야 심사인력은 올 6월말 기준으로 350여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수는 늘었지만 의사 심사관은 16명에 불과하다. 이사 심사관 정원 20명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의사 심사관은 임상시험, 허가, 약물부작용 등 다양한 임상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중 주 업무는 임상시험 승인 여부 결정이다.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714건, 2020년 799건, 2021년 842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의사 심사관 1명이 연간 52건의 임상시험 승인 업무를 했다. 또 신약 등 심사, 약물이상반응(SUSAR) 검토 등을 하고 있어 업무량이 과도한 편이다.
식약처 의사 심사관의 연봉은 1억원 수준이다. 올해 임용된 의사 심사관중 전문의는 1억200만원, 일반의는 9000만원이다. 업무량은 과중한데 급여는 봉직의나 개원의에 비해 턱없이 낮다보니 의사 심사관이 항상 정원을 밑돌고 있다. 의사 심사관을 늘리기 위해서는 급여 인상이 필수지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의사 출신 심사관의 부족현상은 허가심사 업무의 전문성 결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식약처에 의사 심사관의 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강윤희 前심사관은 "의약품 등 안전성과 관련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심사를 전문으로 할 수 있는 의사 심사관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며 "식약처는 의사 인력이 부족해 의약품 임상심사 계획 및 허가 심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롤모델로 지향하고 있는 미국 FDA는 의약품 등 의료제품 분야의 심사인력이 8000여명이고 의사는 7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