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치료 후 무증상 재발하면 감염 위험 더 높아

닷새 처방 끝난 뒤 며칠 만에 재발하는 경우 늘고 있어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은 사람 중에 코로나19가 재발한 사례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은 사람 중에 코로나19가 재발한 경우가 늘고 있으며 특히 무증상 재발의 경우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으며 7일이나 격리상태에 있었으나 격리를 풀고 3일째 된 30일 재발한 것이 이런 우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재향군인의료센터의 마이클 차르네스 박사와 콜럼비아대 연구진의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CNN이 5월 31일 보도했던 내용을 30일 재보도했다.

차르네스 박사 연구진은 팍스로비드 치료 후 코로나19가 재발한 사례를 조사했는데 재발한 환자가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킨 사례를 최소 2건은 발견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중 하나는 67세의 남성이 30분 정도 곁을 지킨 생후 6개월 된 손자를 감염시킨 사례였다. 당시는 해당 남성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받고 12일째 되는 날이었다. 첫 5일간 팍스로비드 치료를 충실히 받고 증세가 호전돼 완치됐다고 판단하기 충분한 시점이었다. 손자를 돌보고도 별다른 증상이 없었으나 8시간쯤 지나 다시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고 아기와 함께 엄마 아빠도 3일후 양성반응을 보였다. 아기와 부모 모두 아프기 전에 다른 사람을 가깝게 접촉하지 않았다.

차르네스 박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반등 시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63세의 남성이 팍스로비드 치료를 받고 난 뒤 3일 만에 재발해 가족 2명을 감염시킨 사례도 있었다. 차르네스 박사는 “우리가 연구대상으로 삼은 사례는 매우 소수였기에 비슷한 사례가 많을 것임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후 재발한 사례는 10건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그중 절반은 단지 두 가족에서만 발견됐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차르네스 박사는 “재발한 사람은 일반적 전파 경로 밖에 위치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전염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차르네스 박사 연구진의 보고서를 토대로 5월 24일 팍스로비드 치료 이후 코로나19 재발환자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재발 환자는 5일간 다시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하며 증상회복 뒤에도 10일 동안 마스크 착용이 권고됐다.

실제 미국에서 팍스로비드 처방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으면 약국은 물론 식료품점에서 손쉽게 팍스로비드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팍스로비드는 감염 초기 복용할 때 약효가 가장 좋다.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복용한 사람에 비해 코로나19 위중증과 입원 위험을 90%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팍스로비드 복용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자만 이 약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완전히 소멸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재발환자의 유전자검사 결과를 보면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또 바이러스가 변하거나 변이를 일으켜 약에 대한 내성을 키웠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차르네스 박사는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면 바이러스의 복제를 차단하기에 체내 바이러스 수치가 떨어지는 것이 관찰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발한 사람들의 경우는 처음 양성 반응을 보이고 9일~12일 뒤에 재상승하는 패턴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팍스로비드 제약사인 화이자가 22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임상시험에서는 재발하는 경우가 소수에 불과했다. 또 그 재발율이 위약 복용그룹의 재발율과 차이가 없었다. 이는 팍스로비드 치료유무에 상관없이 코로나19가 재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차르네스 박사 연구진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올해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팍스로비드를 복용하지 않고 치유된 1000건을 분석했을 때 재발 사례가 1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르네스 교수는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다음과 같은 의문은 하루빨리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첫째 팍스로비드 처방을 확진 판정을 받고나서 5, 6일 뒤에 시작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더 오랜 시간 접한 경우 재발하는 경우가 더 흔할까? 둘째 현재의 5일 복용 보다 길게 6,7일간 복용하면 재발의 위험이 낮춰질까?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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