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에 비오틴, 진짜 도움이 될까?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비오틴. 우리가 음식을 통해 얻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대사와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비타민이다. 매우 많은 식품에 들어있고 체내에서 장내세균에 의해 소량 합성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에서 비오틴 결핍은 거의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비오틴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비오틴이 모발이나 손발톱, 피부를 구성하는 케라틴 생성에 필요해 비오틴이 결핍되면 손발톱이 약해지고 깨지거나 모발이 얇아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그래서일까.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모발 건강 관리목적으로 비오틴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비오틴, 진짜 탈모에 도움이 될까?
◆ 모발의 성장에 도움 될 수 있으나 비오틴 단독 섭취 효과는 근거 부족
탈모는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호르몬과 관련된 안드로겐성 탈모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라면 호르몬의 활동을 억제하는 약을 필수로 두피의 혈액순환을 돕는 약 등을 사용한다. 자가면역질환과 연관된 원형탈모의 경우 탈모가 일어나는 주변의 모낭 염증 억제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기본으로 두피의 혈액순환을 돕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원인 치료와 함께 모발 성장을 위해 두피의 혈액순환을 개선함으로써 두피와 모낭에 적절한 영양분과 산소가 전달되도록 돕는 것이다.
이럴 때 비오틴 등의 영양소가 함유된 보충제를 섭취하면 영양분 전달을 보완해 모발 성장에 도움 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원인 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고, 유전적 결함이 아닌 이상 비오틴 단독 섭취만으로 효과를 보긴 어렵다. 다수의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봐도, 비오틴 단독 섭취로 손발톱이 깨지는 증상은 조금 개선될 수 있으나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탈모 치료에 도움 된다는 근거는 매우 부족하다. 그럼에도 비오틴의 ‘이론적’인 역할 때문에 먹는 탈모 영양제나 두피에 바르는 보조제 등에 비오틴이 과도하게 활용되고 있어 제품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 극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결핍성 탈모에는 먹는 탈모 영양제 추천
극심한 다이어트나 질환과 연관된 영양결핍, 출산 후 또는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는 휴지기 탈모에는 탈모 영양제가 큰 도움이 된다. 휴지기 탈모란 성장기의 모발 다수가 휴지기로 진입하면서 전체적으로 모발이 가늘어지고 한 번에 많은 모발이 탈락하는 특징이 있다. 모발은 단백질로 구성되므로, 극심한 다이어트나 만성질환 등으로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거나 스트레스 등으로 두피의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면 모발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럴 땐 일반적인 단백질 보충제도 좋지만, 모발의 구성요소인 케라틴을 함유한 먹는 탈모 영양제가 더 효과적이다.
먹는 탈모 영양제의 대표적 성분은 케라틴 등 단백질과 비타민B5(판토텐산)와 비오틴 등의 비타민B군, 비타민C 그리고 비타민B군과 질 좋은 단백질이 풍부한 약용효모 등이 있다. 약용효모는 맥주효모가 가진 특유의 쓴맛을 제거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맥주효모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약용효모는 의약품 원료로서 효능효과를 위한 섭취량이 명확하지만, 맥주효모는 일반식품으로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섭취량이 불명확해 제품마다 함량이 달라 섭취 후 효과에 편차가 크다. 그럼에도 맥주효모는 모발의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B군과 단백질이 풍부한 특성으로 모발 건강에 도움 되는 식품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그 외 비타민B5와 비타민C는 모발을 구성하는 콜라겐 합성에 필요하고, 비타민C는 항산화제로서 모발이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손상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주어 탈모 영양제의 성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 진단검사를 앞두고 있다면 고용량 비오틴 섭취 중단해야
비오틴은 상한섭취량이 설정되지 않은 수용성 비타민이다. 상한섭취량이 없다는 것은 연구자료가 불충분해 아직까지 특별한 이상반응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뜻도 포함되는데, 이것을 무조건 많이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인차로 고용량 비오틴은 피부발진 등의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판토텐산(비타민B5)과의 체내 작용 경쟁으로 드물게 여드름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용량의 비오틴은 심장마비 진단검사나 갑상샘호르몬 검사 등 다수의 검사 결과에 영향을 주어 잘못된 진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건강검진이나 진단검사를 앞두고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비오틴 영양제 섭취 여부를 알리고 고용량 비오틴은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