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어떻게 심장을 손상시킬까?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차별화된 스파이크단백질이 원흉
코로나19 위중증이 일어나면 심장손상이 발생한다. 심지어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심장 근육에 염증을 일으키고 심장손상을 가하는 이유가 규명됐다. 비밀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숨어있었다. 25~2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심장협회(AHA) 2022년 기초 심혈관 과학 세션에 발표될 미국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가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마이소닉 의학연구소의 지창 린 교수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염증 과정을 통해 심장근육 손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표면에 뾰족한 돌기로 구성된 돌출부를 갖고 있다. 그 모습이 왕관을 연상시켜 라틴어로 ‘왕관’을 뜻하는 코로나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이 왕관의 돌기 하나 하나를 말한다.
코로나19 감염의 첫 단계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로 침입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때 스파이크단백질은 세포 표면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로 알려진 수용체에 붙어 침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 폐를 감염시킬 뿐 아니라 신체 곳곳에 심한 손상을 유발해 심각한 감염반응과 사망까지 유발한다.
연구진은 SARS-CoV-2의 독특한 스파이크 단백질이 심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심장 손상을 유발하지 않고 호흡기만 감염시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HCoV-NL63과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역할 차이를 비교했다. 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를 해부해 그 차이를 비교한 것. 그 결과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은 심장 근육세포에서 자연적인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고 심장을 손상시켰지만 NL63 스파이크 단백질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린 교수는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이 자연 면역반응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비해 독성이 높은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인간 세포에는 병원체가 침입하면 그 패턴을 인식해 자연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톨유사수용체(TLR)라는 막단백질이 존재한다. 사스-CoV-2 스파이크단백질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달리 그 중에서 TLR4를 활성화시켜 심장기능 장애와 심장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심장조직도 검사했다. 그 결과 심장 근육세포와 다른 세포 유형 모두에서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과 TLR4 단백질을 검출했다. 이 두 단백질은 건강한 사람의 심장 조직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린 교수는 "심장이 사스-CoV-2에 감염되면 TLR4 신호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심장세포 실험을 통해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이 심장 근육세포를 훨씬 더 크게 만든다는 것도 발견했다. 린 교수는 “우리는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이 심장 근육 세포에 독성이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심장근육세포를 직접 손상시키는 것 외에도 그 자체에 염증이 매우 많아 간접적으로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전신성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스파이크단백질이 달라붙는 세포 수용체인 ACE2는 혈압을 조절하는 중요한 효소이다. 따라서 코로나19에 걸리면 ACE2 기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혈압상승으로 이어져 심장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SARS-CoV-2는 또한 다른 알려지지 않은 경로를 통해 심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린 교수는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심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2가지 증거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첫째 증거는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이 실험용 쥐의 심장을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인간의 ACE2와 달리 생쥐의 ACE2는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과 상호 작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기능을 방해해 심장손상을 가져오는 것이 아님이 밝혀졌다.
둘째 증거는 SARS-CoV-2와 NL63 코로나바이러스 모두 ACE2를 세포 감염 수용체로 사용하지만,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만이 TLR4와 상호 작용해 심장 근육세포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사스-CoV-2 스파이크 단백질은 ACE2와 상관없이 심장손상을 일으킨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