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펴도, 나이 많아도 혈관 건강한 사람의 비밀은?
'슈퍼혈관'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 보유
담배를 피워도, 혈압이 높아도, 나이가 들어도 혈관이 건강한 사람은 '슈퍼혈관'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슈퍼혈관을 갖게 되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살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 연구팀은 "동맥경화(동맥이 탄력을 잃는 질환)를 유발하는 위험요소가 많아도 혈관이 깨끗한 사람들은 공통적인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유전 등은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이러한 위험요인 중 몇 가지를 동시에 가지면 질환 발생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요인을 여러 개 갖고 있는 고위험군임에도 불구하고 혈관이 깨끗한 사람들이 있다. 연구팀은 이들이 혈관을 보호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이를 밝히는 조사를 진행했다.
슈퍼혈관군 72명과 심혈관질환을 앓는 일반군 94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슈퍼혈관군은 프레밍험 위험도 점수가 14점 이상(10년 안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 16% 이상)인 고위험군 중 관상동맥조영술과 CT검사 등에서 혈관이 정상인 사람들이고, 일반군은 슈퍼혈관군과 위험도 점수는 같으면서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유전체 전체에서 변이를 발굴하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를 진행하자, 슈퍼혈관군에서 슈퍼혈관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 변이가 발굴됐다. 상염색체 50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슈퍼혈관 관련 변이가 있는 유전자자리 10개를 발견한 것. 해당 유전자자리에는 혈관 생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PBX1와 인체시계에 영향을 주는 NPAS2 유전자 등이 있었다.
이상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전통적인 위험요인을 넘어 새로운 의학적 표적을 발견해 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본 동맥경화학회지(Journal of Atherosclerosis and Thrombosi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