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잃을 수도…” 의사의 전달 방식이 중요한 이유
소통 방식에 따라 환자에게 트라우마 될 수 있어
의사는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심각한 눈병을 앓는 환자에게 이를 전달하는 의사의 소통 방식이 환자의 심리적 건강은 물론 장기적으로 자신의 상태에 대처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 연구팀은 수십 년 동안 영국에서 눈병을 진단받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인터뷰한 것을 바탕으로 진단 전달 방식의 심리적 영향을 평가했다. 대상자들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스타가르트병, 색소성 망막염 등을 진단을 받았는데 이들은 모두 시력 상실을 가져올 수 있다.
인터뷰는 4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진단에 이르는 복잡한 과정, 임상의사의 말이 미치는 영향, 관련 정보의 탐색, 그리고 개선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성찰 등.
많은 환자들이 눈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은 방식과 이 소식을 전달한 의사의 태도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것은 환자들이 시력 상실에 대응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자신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었다.
한 환자는 병명을 듣는 순간 “벽돌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또 다른 사람은 “의사는 매우 짧게, 임상적으로 전했다”면서 “문자 그대로 내가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실명하게 된다, 치료법은 없다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일부 환자들은 처음 문제를 인지했을 때부터 진단을 받기까지 과정에서 좌절감과 불안감을 겪었다. 각종 검사을 받고 이를 토대로 결과를 듣는데 5~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경우 최종적으로 병명을 듣기까지 날마다 눈 뜰 때부터 걱정에 시달리면서 잠 못 이루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는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잠재적으로 자신의 일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환자들은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와 ‘무서운 이야기’를 접하고. 자신의 상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다시 인터넷을 뒤졌다.
이 대학 시각과 눈 연구소(VERI)의 재슬린 졸리 교수는 “눈 질환의 진단을 받는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그리고 파괴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진단을 받으면 환자는 감정적이 되기 때문에 의사와의 상호작용이 환자가 시각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지속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느끼면, 정신적으로 갈팡질팡하게 되고 종종 신뢰성이 낮은 출처에서 세부 정보를 탐색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졸리 교수는 “이 연구는 진단에 대한 의사소통이 장기적으로 환자에게 어떻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의료진의 말과 행동이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의사는 환자에게 어떻게 진단을 전할 것인지, 어떻게 언제 진단이나 예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주의 깊게 성찰하고, 환자를 위한 적절한 지원 시스템이나 상담 서비스를 가능한 한 빨리 제시해야 한다. 병원에서도 공감 커뮤니케이션 교육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연구는 ‘BMJ 오픈’에 발표됐다. 원제는 ‘It was like being hit with a brick’: a qualitative study on the effect of clinicians’ delivery of a diagnosis of eye disease for patients in primary and secondary c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