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주사 안 맞아도 되는 혈우병 B 치료법 나왔다"
유전자치료제 1회 주사로 최소 26주간 혈액응고제 매주 맞을 필요 사라져
피가 나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혈우병은 크게 혈우병 A와 혈우병 B로 나뉜다. 전체 혈우병의 85%를 차지해 고전적 혈우병 또는 진성혈우병으로 불리는 혈우병 A는 X염색체 상의 혈액응고 제8인자 결여로 발생한다. 처음 발견된 5살 영국 아이의 이름을 따 크리스마스병으로도 불리는 혈우병 B는 X염색체 상의 제9인자(혈장트롬보플라스틴인자)가 결여돼 발생한다.
전체 혈우병 환자의 10%가량 차지하는 혈우병 B 환자는 제9인자의 의 결핍을 보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보통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지속적 관절손상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혈우병 B환자들에게 1회 주사만 맞으면 매주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는 새로운 유전자치료법이 개발됐다. 21일(현지시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로열프리병원, 생명공학회사 프리라인 테라퓨틱스의 연구진이 개발한 FLT180a라고 불리는 유전자 치료제다. 연구진은 제9인자 결핍을 유전적으로 교정해주는 FLT189a 주사를 1회 접종한 중증의 혈우병 B 환자 10명 중 9명의 간에서 관련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생성돼 제9인자가 정상적 활동을 벌이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그들은 정기적 주사를 맞을 필요가 사라졌고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확인됐다.
실험에 참가한 10명의 환자들은 면역체계가 치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몇 주 내지 몇 달에 걸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했다. 대부분 이를 잘 견뎌냈으나 모든 환자가 조금씩 부작용을 경험했다. 특히 FLT180a 투약량이 가장 많고 단백질 수치가 가장 높았던 환자에게서 비정상적인 혈전이 생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인 UCL의 프라티마 초우다리 교수는 “혈우병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자신에게 누락된 단백질을 주입할 필요성을 제거하는 것은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준다”면서 “환자들의 유전적 표현형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장기 추적 관찰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연구자인 프리라인 테라퓨틱스의 공동 설립자 아미트 나트와니 UCL 교수는 “유전자 치료는 심각한 유전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과학의 경계를 밀어주는 아직 젊은 분야”라며 “평생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를 해방시켜주거나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119913?query=recirc_top_ribbon_article_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