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활동 추적해 치매 예측한다 (연구)
움직임을 추적하는 웨어러블 기기로 일생생활 중 활동 패턴을 파악해 인지 저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 연구진은 핏빗(Fitbit), 애플워치와 유사한 움직임 추적 센서를 사용하는 액티그래프(ActiGraph)의 데이터를 분석해 정상적인 인지 능력을 가진 사람과 가벼운 인지 장애 또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사람 사이의 움직임 패턴에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에서 1958부터 볼티모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볼티모어 노화 종적연구(BLSA; Baltimore Longitudinal Study of Aging)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의 기간 동안 충분한 활동 추적 데이터와 인지 평가자료가 이용 가능했던 참가자 58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가벼운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36명이었다.
나이, 성별, 인종에 따른 차이를 조정한 결과 가벼운 인지장애가 있거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과 인지능력이 정상인 그룹 사이에 하루 동안의 활동 측정치에 전반적인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중 특정 시간대의 활동 패턴을 살펴봤을 때 몇 가지 차이점이 드러났다.
가벼운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인지능력이 정상이 그룹에 비해 아침(오전 6시~정오)과 특히 오후(정오~오후 6시)에 활동 측정치가 현저히 낮았다. 가장 놀라운 점은 활동의 ‘파편화’ 즉, 짧은 시간 단위로 흩어진 활동이 오후 시간에 3.4% 더 높았다는 것이다.
연구 저자인 아말 와니가퉁가 박사는 “오후 시간에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주요 증상 중 하나로 해가 지거나 밤이 되었을 때 장애행동이 악화되고 흥분되거나 사고가 혼란스러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황혼증후군(sundowning)’ 현상이 있는데, 관찰된 활동 지표가 이러한 증상과 관련된 일부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와니가퉁가 박사는 “신체활동을 인지 저하를 늦추는 잠재적 치료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연구는 인지장애가 결국 신체활동을 느리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며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지장애를 지연시키고 어쩌면 예방하기 위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검사를 위해 이러한 변화를 관찰하고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진행되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질병에 대한 개입이 질병 과정 초기에 시작될수록 더 효과적인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가벼운 인지장애, 그리고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형태의 치매를 예측하는 활동의 변화를 식별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추가적인 인지검사, 가능하다면 더 이른 치료를 받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연구진은 작지만 측정 가능한 일상 활동 패턴의 변화가 가벼운 인지 장애와 그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초기 증상들을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오랜 기간 추적관찰을 진행하는 추가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된 이번 연구 제목은 ‘Daily Physical Activity Patterns as a Window on Cognitive Diagnosis in the Baltimore Longitudinal Study of Aging (BLS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