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햇빛 받으면 배고프다? (연구)
자외선 쬔 남성, '공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그렐린 분비 늘어나
남성들은 햇빛을 받으면 식욕을 더 느끼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등 연구진은 성인 3000명의 식습관 데이터 12개월 치를 분석했다. 일광 노출이 긴 여름에 남성은 하루 평균 300칼로리(kcal)를 더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계절보다 하루 밥 한 공기를 더 먹은 셈. 여성은 여름과 다른 계절의 열량 섭취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남성이 자외선을 쬐면 일명 '공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그렐린 분비가 늘어나 식욕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렐린은 식욕을 자극하여 섭취량을 늘리고 체내 지방 축적을 증진한다.
연구진은 18~55세의 남녀 각 5명을 자외선에 25분간 노출하고 그 전후에 피를 뽑아 분석했다. 연구진은 자외선 때문에 대사 관련 단백질에 변화가 생겼고, 이 변화에 남성과 여성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생쥐로도 실험했다. 24마리를 10주간 자외선에 노출했다. 자외선을 쪼인 수컷은 먹이 섭취량이 늘었고 먹이를 탐색하는 활동도 많아졌지만 암컷은 그렇지 않았다.
연구진은 자외선을 쬔 수컷 생쥐는 그렐린 분비가 증가했다는 걸 발견했다. 이 호르몬은 특히 피하 지방 세포에서 분비됐다.
연구진은 자외선이 피부 세포의 유전자를 손상하면서 그렐린 분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암컷은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그렐린 분비 경로를 차단하여 수컷과 같은 허기를 느끼지 않았다는 것.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자외선이 호르몬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밝혔지만, 볕을 쬐면 체중이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연구(Food-seeking behavior is triggered by skin ultraviolet exposure in males)는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