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팥병 환자, 사과·귤 등 '식이섬유' 먹어야 하는 이유
식이섬유 섭취 시 최대 44% 사망률 감소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만성 콩팥병 환자의 사망률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의학통계학과 이혜선 교수 연구팀의 최신 논문 내용이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식이섬유 섭취는 사망률을 최대 44% 낮췄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제한적인 식단이 필요하다. 국내외 식단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칼륨 및 단백질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채소, 과일, 통곡류 등에는 칼륨과 식이섬유, 식물성 단백질이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식이섬유, 식물성 단백질 등도 섭취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구팀은 실제로 식이섬유와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40~68세 만성 콩팥병 환자 3892명의 질병관리청 데이터를 분석했다.
식이섬유 섭취량이 하루 0.5~3.01g, 3.02~4.15g, 4.16~5.26g, 5.27~6.76g, 6.77~27.6g인 다섯 그룹을 추적 관찰 기간(10.1년) 동안 살핀 결과,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한 그룹일수록 사망률이 낮았다.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총 사망률은 37%,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44% 낮았다. 이지원 교수는 "식이섬유는 대변량을 증가시켜 요독 배설을 유도하고 만성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 섭취량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단백질을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0.179~0.546g/kg)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1.041~3.573g/kg)의 사망률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식물성 단백질 섭취는 사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 권유진 교수는 "단백질 섭취가 줄면 탄수화물 섭취량이 증가하면서 당뇨병 등이 악화될 수 있다"며 "적색육 외에 콩류, 통곡류, 견과류 등을 통한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말린 과일보다는 신선한 과일을 권장했다. 채소는 칼륨 함량이 높은 껍질과 줄기 부분을 제외하고 얇게 저며 충분히 물에 담근 뒤 조리하거나 끓는 물에 데쳐 여러 번 헹궈먹을 것을 권했다. 칼륨 함량이 높은 토마토, 키위, 참외 섭취는 제한하고 사과, 귤, 포도, 파인애플, 자두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양 프런티어스(Frontiers in Nutrition)≫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