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으로 얻은 면역, 지속기간은?
이전 변이는 16개월까지 70% 예방, 오미크론은 6개월간 38% 예방
오미크론 이전의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되면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재감염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16개월 이상 지속되지만 최대 3년을 넘기진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카타르 웨일코넬의대(WCM-Q) 연구진이 동시에 발표한 2개 논문을 토대로 《네이처》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이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공개한 논문은 오미크론이 등장하기 이전의 SARS-CoV-2 변이에 감염된 카타르 전체 인구의 사례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변이에 감염돼 유도된 자연면역은 감염 후 7개월 됐을 때 90.5%로 최고조에 이르고 16개월 무렵 70%대로 떨어진다는 것. 연구진은 이런 추세를 감안해 첫 감염 후 32개월이 지나면 재감염에 대한 효과가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라호라 면역학 연구소의 면역학자인 셰인 크로티 박사는 "이 데이터는 의미가 있으며 이 그룹의 다른 여러 연구 및 이전 연구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가 향후 새로운 코로나19 변이로 새로운 타격을 받게 되더라도 입원 환자의 숫자가 급증하는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코로나바이러스에 한번 감염됐다고 백신을 걸러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했다. 연구진이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한 두 번째 논문은 감염에 의한 자연면역과 백신면역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 둘 중 하나만 가진 사람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나의 면역만 갖추면 BA.1과 BA.2에 대한 예방효과가 40%~50%대에 머문 반면 두 면역을 함께 갖추면 예방효과가 50~70%로 상승한다는 것.
기존 연구는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며 6개월 후에는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렇지만 자연면역 효과에 대해선 정확한 데이터가 없었다. WCM-Q 연구진은 2020년 2월 28일~2022년 6월 5일 카타르의 백신 미접종자 중에서 코로나19 감염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사례를 장기 분석했다. 그 결과 오미크론 이전 변이에 감염된 백신 미접종자의 재감염 예방효과가 4개월~16개월 평균 85.5%나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오미크론 이전 변이의 감염이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첫 6개월 동안 38%밖에 안됐다. 연구진은 그 예방효과가 15개월 뒤엔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 이전의 다른 변이와 오미크론의 결정적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미크론 포함 코로나바이러스의 모든 변이에 한번 감염되면 코로나19 위중증을 겪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은 카타르 인구의 대부분이 젊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는 평균 연령이 높은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록 숫자는 적지만 50세 이상으로 제한힐 경우 면역효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UPenn)의 제프리 모리스 교수(생물의학 데이터과학)는 “미국에서는 이전 감염이 제공하는 면역 보호 기능을 과소 평가해 왔다”면서 “카타르 연구진의 연구가 자연 면역의 능력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했다”라고 평가했다.
《medRxiv》에 발표된 첫 번째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2.07.06.22277306v1)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JM》에 실린 두 번째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10.1056/NEJMoa220396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