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통제했던 기억 회상만으로도 '자제력' 향상

실패했던 기억을 회상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높아지는 반면 자기통제에 성공했던 기억을 1~2가지만 떠올려도 자제력을 높일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면, 동일한 과거를 반복하는 비운을 맞게 된다.”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가 남긴 말이다. 자신이 저질렀던 과거 실수나 실패 기억해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과거 행동을 기억한다고 해서 반드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제력을 잃었던 기억을 회상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보스턴칼리지 경영대학원 연구팀이 ‘소비자심리학저널(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과거의 실수를 회상하는데도 요령이 있다. 연구를 주도한 흐리스티나 니콜로바 교수는 “과거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떠올리면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믿음이 있다”며 “하지만 자기 제어에 실패한 기억은 오히려 탐닉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량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자제력을 잃고 2000칼로리가 나가는 케이크를 먹은 적이 있다. 이 사람은 이러한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현재 건강한 디저트를 선택하는 습관을 갖게 될까”라며 “이처럼 자기통제에 실패했던 기억은 오히려 고칼로리 음식에 탐닉하는 상황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불필요한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기억을 떠올리도록 했다. 그리고 이 기억이 현재 소비행동 패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실험참가자들을 총 4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기억을 2개 정도 떠올리도록 했고, 또 한 그룹은 10개 정도의 기억을 회상토록 했다. 또 세 번째 그룹에게는 충동적인 구매를 억제했던 기억 2개, 마지막 그룹은 충동구매 억제에 성공한 기억 10개를 떠올리도록 했다.

 

그리고 실험참가자 전원에게 현재 쇼핑몰에 있다는 가정 하에 신용카드 채무를 얼마까지 감수하며 쇼핑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자제력을 잃었던 기억을 떠올린 실험참가자들은 상당한 부채를 감당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런데 과거 자기통제에 성공했던 기억을 떠올린 그룹은 몇 개의 기억을 회상했느냐에 따라 서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성공했던 기억을 10개 떠올린 그룹은 자제력에 실패했지만 2개만 떠올린 그룹은 자제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니콜로바 교수는 “자기통제에 성공했던 기억을 2개 정도 떠올리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자신이 성공했던 기억을 쉽게 떠올리면 스스로의 자제력 신뢰를 갖고, 유혹을 떨쳐내는 힘이 생긴다”며 “반면 성공한 기억을 10개나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 만큼 스스로의 자제력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또 다시 쇼핑에 탐닉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실패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현재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는 일반적인 믿음과 상반된다. 과거에 성공했던 기억을 1~2가지만 간단하게 떠올리는 정도가 현재의 자제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단 이러한 논리가 가상의 상황이 아닌 현실세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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