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숭이두창 9천 명 돌파.. 하루 만에 1천 명 급증
스페인 2034명, 영국 1553명, 독일 1490명, 미국 790명 등 급증세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9000명을 넘어섰다. 불과 하루 만에 1000명이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2000명이 넘는 환자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17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는 9069명(8일 현재)을 기록했다. 지난 5월 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아프리카 제외)가 나온 이후 두 달여 만에 9000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 추세라면 곧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면 접촉이 잦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등이 잇따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페인은 하루 만에 800여 명의 감염자가 더 확인돼 2034명을 기록, 영국(1553명)을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이어 독일 1490명, 프랑스 721명, 포르투갈 473명, 네덜란드 402명, 이탈리아 255명, 벨기에 168명 등이다. 북미에서도 미국 790명, 캐나다 375명 등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 브라질(173명) 등 남미 국가들의 증가세도 심상찮다. 이는 WHO 공식 발표 수치는 아니다.
특히, 미국에선 미국 정부가 초기에 안일하게 대응해 자칫 원숭이두창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5월에 나왔지만 아직도 검사 역량은 미흡하고 백신 보급도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이 처음 확인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보건 당국의 관료주의적 대응 방식이 앞서 대처가 미숙했던 코로나19 초기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공식 확인된 숫자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이 급증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오는 17일쯤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긴급 위원회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감염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지금까지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로 선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