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고 곰팡이만 떼다.. 건강음식이 ‘독’ 되는 경우
견과류는 거실-사무실에 내놓지 말고 냉장-냉동 보관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음식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곳곳에서 식중독 의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달걀 취급 업체 1079곳을 대상으로 위생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고 7일 밝혔다. 가정에서도 위생에 바짝 신경 써야 할 시기다.
◆ 아깝다고 곰팡이만 도려내고 먹어도 될까?
무더위 속에 곡류, 콩류, 견과류 등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아깝다고 곰팡이만 잘라내고 먹어도 될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곰팡이가 핀 부분만 도려내고 먹더라도 곰팡이 독소 노출을 피하기 어렵다.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식약처 박희라 연구관은 7일 YTN라디오에 나와 “일부 곰팡이독소는 발암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견과류에서 많이 발생하는 아플라톡신B1은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 눈에 보이는 곰팡이 없애도... 속으로 퍼진 곰팡이 뿌리는 건재
곰팡이는 음식의 겉뿐만 아니라 속으로 퍼져나간다. 맨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균사’라는 뿌리가 깊게 스며드는 것이다. 표면의 곰팡이를 떼어 내도 속으로 퍼진 곰팡이의 뿌리까지 없애기 어렵다. 곰팡이는 공기 중에 포자를 방출해 주변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곰팡이가 핀 빵과 함께 보관된 다른 빵도 버리는 게 좋다. .
곰팡이독소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곡류나 콩류, 견과류에서 주로 발견된다. 곰팡이독소가 몸에 들어가면 호흡기, 간장, 신장, 신경계 등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간식으로 먹는 호두, 땅콩 등 견과류는 거실이나 사무실 등에 내놓지 말고 냉장-냉동 보관해야 안전하다. 땅콩버터나 주스 등의 가공식품도 잘 살펴야 한다. 조금이라도 곰팡이가 발견되면 통째로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 사망자도 나온 식중독... 달걀 세척-보관 비상
지난 5월 경남 김해시의 한 냉면집에서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해 60대 남성 한 명이 사망했다. 식중독 살모넬라균이 혈관까지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켜 패혈성 쇼크가 발생한 것이다. 식약처와 김해시의 조사 결과 냉면에 올리는 달걀 지단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지난해 여름에도 분당, 성남, 서울, 고양, 파주 등 여러 김밥집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김밥의 달걀 지단이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게 문제였다.
◆ 가정에서도 달걀 잘 관리해야... 달걀껍질 만진 후 다른 음식 조심
무더위 속에서는 업소, 가정 모두 달걀 취급에 조심해야 한다. 달걀껍질을 만지거나 달걀물이 묻은 손으로 다른 음식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달걀지단을 만들 때도 달걀을 깨고 난 뒤 반드시 비누 등으로 손을 씻고 조리해야 한다. 식약처는 "살모넬라 등 식중독 걱정 없이 달걀을 먹기 위해서는 반숙보다는 충분히 가열(중심부 온도 75℃, 1분 이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