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병‘무지외반증’… 남성 환자 급증?
멋도 좋지만 신발 형태와 높이 적정해야
하이힐을 주로 신는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무지외반증이 남성층에서 증가세다. 젊은 도시 남성들은 패션과 외모에 특히 관심이 많다. 이른바 ‘여미'(YUMMY)’족이다. 이들은 패션 감각을 최우선으로 두면서 여러 건강상 문제를 겪기도 한다. 신발로 인해 발 건강이 악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칫 스타일과 디자인만 보고 구두를 선택할 경우 발 건강을 크게 위협 받을 수 있다. 하이힐을 많이 신는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질환이던 ‘무지외반증’을 앓는 남성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5년부터 10년간 무지외반증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 남성 환자는 2005년 3200 명에서 2014년 8800 명으로 늘어나 2.7배나 증가했다. 반면 여성 환자는 2005년(2만3000 명)-2014년(5만5000 명)으로 증가율이 2.3배였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뼈에 붙은 여러 개의 힘줄이 정상 배열에서 이탈하는 병이다. 여기에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늘어나 엄지발가락의 뼈가 둘째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생기거나 변형되는 질환이다.
남성들도 패션을 생각해 신발을 고르기 때문에 발볼이 좁은 구두를 많이 신고 있다. 무지외반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는 “이 병은 초기에는 외형상의 변화만 있고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아 발바닥에 굳은살이 계속 생기고 걸음걸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심하면 관절이 탈구되거나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지외반증은 신발 외에도 유전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특히 비만으로 발에 하중을 많이 받는 20-30대, 발 근육이 약화된 60-70대에서 많이 발병되고 있다.
발가락 변형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신발을 구매할 때는 유행에 치중하기보다 본인의 발 길이와 넓이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틈틈이 발가락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는 “뼈가 휘기 시작하면 저절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조기치료 해야 한다”고 했다.
발 건강을 위한 적당한 깔창의 높이는 ‘(발길이-발가락길이) X 0.176’ 공식을 활용하면 좋다. 즉 키가 169 cm, 발길이 270mm, 발가락 길이 40m인 남자에게 알맞은 깔창 높이는 ‘(270-40) X 0.176 = 40.48’, 약 4cm인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신발굽 높이와 깔창의 높이를 합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