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진짜 눈 건강에 좋아... 시력 감퇴 예방
당근을 잘 안 먹으려는 아이에게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당근을 먹어야 눈이 예뻐진다는 말이다. 어린 아이들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진짜 눈이 예뻐진다는 의미인줄 알지만, 사실은 시력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당근이 실질적으로 시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연구가 실질적으로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근에는 주황 빛깔을 내는 색소인 ‘카로티노이드’가 들어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색소가 노화로 인한 시력 감퇴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카로티노이드와 시력 사이의 인과관계까지 입증하진 못했지만, 카로티노이드가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상 별로 놀랍지 않은 결과라는 반응이다. 눈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과일과 채소를 즐겨먹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연구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한다는 설명이다.
노화와 연관이 있는 ‘노인성 황반 변성(AMD)’은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가장 일반적인 원인 중 하나다. 이 질환은 망막의 중앙에 위치한 황반에 영향을 미쳐 중심시야가 떨어지거나 아예 눈이 머는 원인이 된다. 중심시야는 자신의 시선이 닿는 곳에 있는 물체가 선명하고 뚜렷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앞서 카로티노이드와 시력이 연관관계에 놓여있음을 발견한 바 있다. 연구를 진행한 하버드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둘 사이의 연관관계를 보다 정확히 입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984년부터 2010년 사이 50세 이상 성인 여성 6만3000명과 남성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데이터들을 분석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전원 간호사 혹은 다른 종류의 건강 관련 종사자들이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루테인이나 제아잔틴과 같은 카로티노이드 섭취량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AMD가 진행될 가능성이 40% 가량 낮았다. 루테인은 브로콜리, 케일, 시금치처럼 짙은 잎채소와 달걀에 많이 들어있고, 제아잔틴은 옥수수, 오렌지 피망, 고지 베리 등에 들어있다.
연구팀은 “베타 크립토크산틴, 알파 카로틴, 베타 카로틴을 포함한 다른 종류의 카로티노이드 역시 눈 건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카로티노이드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당근이나 고구마 같은 음식을 즐겨먹는 사람들은 AMD에 걸릴 위험률이 25~35% 낮았다”고 말했다.
단 이 연구에도 결점은 있다. 실험참가자들이 자신이 먹었던 음식을 어렴풋이 떠올려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정확한 카로티노이드 섭취량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연구 때문에 당근만 잔뜩 먹을 것이 아니라, 무지개 색깔별로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안과저널(JAMA Ophthalm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