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신약 '펙수클루정', 마케팅 시작부터 헛발질
단체티 입은 홍보 활동 약사법 위반 지적에 중단... 1년내 매출 1000억 목표에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 과열 우려
대웅제약이 후발주자로 뛰어든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신약 34호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을 7월 1일부터 보험급여를 인정받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이 뛰어든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이미 국산신약 30호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선발주자로 시장을 이미 장악한 상황이다. '케이캡'은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초대형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정 출시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의 소화기 시장에서의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펙수클루정 출시 1년 내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정 출시 이전부터 대대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웅제약 직원들이 제품 출시에 앞서 6월 하순 '펙수클루정' 로고가 새겨진 단체 티셔츠를 입고 대대적인 제품 홍보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행위가 전문의약품 광고 행위로 약사법에 위반된다는 지적에 따라 티셔츠를 입고 홍보를 하는 이벤트는 중단한 상황이다.
의욕 넘치게 출시 이벤트를 준비하고 진행하려 했으나 시작부터 헛발질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제약업계는 대웅제약이 펙수클루정 출시 1년내에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에 대해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웅제약이 선두주자인 '케이캡'의 아성을 위협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정'은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제제로 기전이 동일하다. 하지만 적응증과 제형에서는 케이캡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이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정‘은 적응증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 하나이고 제형도 정제 하나로만 출시된다.
반면 HK이노엔의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소화성 궤양 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 요법 등 4가지 적응증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더해 제형도 기존의 정제외에 지난 5월 구강붕해정도 출시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 및 복용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정이 케이캡에 비해 우위를 내세울 수 있는 요인은 가격이다. 펙수클루정40mg의 보험약가는 1정당 939원이고, 케이캡정50mg의 보험약가는 1정당 1300원이다.
전문의약품은 환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가격적인 요인외에도 효능·효과, 부작용, 임상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가격은 그다지 경쟁 우위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펙수클루정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케이캡이 그동안 구축해 온 영역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전국 의료진에게 펙수클루정의 새로운 기전 및 증상별 특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주요 소화기학회의 국제학술대회, 학회 행사와 거점별 대규모 발매 심포지엄 및 지역별 학술모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펙수클루정의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의료진을 대상으로 펙수클루정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과열 마케팅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약업계 일각에 따르면 이미 펙수클루정 처방시 리베이트가 몇% 제공된다는 등의 출처와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말이 떠돌고 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리베이트 영업은 사실무근이고, 1000억 원 달성 세부 전략은 외부공개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를 굳건히 지키려는 '케이캡'과 그 아성에 도전하는 후발주자 '펙수클루정'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맞물리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불가피하게 불법 영업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