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한탄바이러스 발견’ 고려대 이호왕 명예교수 별세
세계 최초로 한탄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5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
1928년 함경남도 신흥에서 출생한 고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의학자이자 미생물학자다. 1976년 3월 경기 동두천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등줄쥐 폐 조직에서 유행성출혈열 병원체와 면역체를 발견했다. 당시 유행성출혈열은 정체불명 괴질로 유명했다. 고인은 발견장소에서 착안해 ‘한탄바이러스’로 이름을 지었다. 세계 최초로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를 발견한 것은 물론, 백신 및 진단법을 개발했다.
고인은 1954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3년 고려대 의대에 부임해 의과대학장을 지냈으며, 1982년 세계보건기구 신증후출혈열연구협력센터 소장, 2000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79년 미국 최고민간인공로훈장, 1987년 인촌상, 1992년 호암상, 1995년 태국 프린스 마히돌상, 2001년 일본 니케이 아시아상, 2002년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2009년 서재필의학상, 2018년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로 추대됐으며, 2002년 미국 학술원(NAS) 외국회원, 2009년 일본 학사원 명예회원으로 선정됐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7일 오전 11시 50분,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