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만 하다 사망한 미국 어린이.. 무슨 일이?
‘완전 채식’ 어린이 저체중 위험 2배... 저체중은 성인도 위험
미국에서 18개월 된 아들에게 채식만 강요하다 죽게 한 혐의로 38세 엄마가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완전 채식주의자 ‘비건’(Vegan)인 이 여성은 어린 아들에게도 생과일과 채소만 먹여 사망에 이르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성장기 어린이와 채식주의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어린이에게 ‘완전 채식’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
◆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 합병증'... 자녀 살해 혐의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 중인 이 여성은 채식만을 강요해 아들을 살해한 혐의 외에도 남편과 함께 아동 방치 관련 신체적 상해, 살해 등 총 3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부검 결과 아들의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 합병증'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아이 엄마는 아들이 아프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8개월 아들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또래 평균보다 3kg가량 적은 7kg에 불과했다. 엄마는 아들이 엄격한 채식주의 식단으로 생활했지만 모유 수유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이 사망 일주일 전부터 음식을 먹지 않고 잠을 못 잤다며 사망 원인이 '채식'이 아닌 ‘질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채식주의’의 유형... ‘비건’에서 ‘폴로’까지 다양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는 ‘채식주의’는 여러 유형이 있다. 가장 엄격한 완전 채식주의자가 ‘비건’(Vegan)이다. 채식 위주지만 생선을 먹는 사람은 ‘페스코(Pesco)’, 우유와 달걀을 먹는 이는 ‘락토오보(Lacto ovo)’로 부른다. 때에 따라 육류를 먹는 준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소고기·돼지고기는 먹지 않지만 닭고기와 우유·달걀·생선 등은 먹는 ‘폴로(Pollo)’, 우유를 먹는 ‘락토(Lacto)’, 달걀을 먹는 ‘오보(Ovo)’ 등이 있다.
◆ 채식하는 어린이, 저체중 위험 2배... 저체중은 성인도 위험
성인이 아닌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완전 채식’을 권하는 것이 적절할까? 미국소아과학회(AAO) 학술지 《소아과학》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실마리가 풀린다. 채식 어린이는 육식 어린이에 비해 저체중이 될 가능성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다. 2008~2019년 생후 6개월~8세인 캐나다 토론토 지역 어린이 890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저체중은 영양실조의 증상일 수 있다. 식단이 적절한 성장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어린이의 식단은 저체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간 식단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체중은 성인에게도 위험하다. 면역력, 근육 등의 감소로 각종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미 환자가 된 사람은 질병 자체보다도 저체중, 근감소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암 환자는 힘든 항암치료를 앞두고 일부러 살을 찌워야 한다.
◆ 어린이는 단백질 많은 달걀, 유제품 등도 먹어야
미국 영양-식이요법 학회에 따르면 어린이에게 채식 식단을 제공할 경우 채소, 과일 뿐 아니라 단백질이 많은 콩류, 곡물, 견과류, 씨앗류 외에 달걀, 유제품 등 동물성 식단을 추가하는 게 좋다. 캐나다 보건 당국의 영양 가이드 라인에도 어린이의 채식주의 식단에는 우유와 달걀을 포함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동물성 음식에 비해 식물성에 부족한 철분과 비타민 B12가 풍부한 음식도 중요하다.
아이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식단 강요는 위험하다. 부모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영양 균형이 잡힌 식단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어릴 때 길들여진 음식 선호가 성인이 돼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고려해야 한다. 음식은 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