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높을수록 감염성 심내막염 위험↑ 최대 2.9배
고혈압과 감염성 심내막염 세계 최초 규명
고혈압과 감염성 심내막염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팀(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신고은 교수, 이규배 전공의, 흉부외과 김희중 교수)과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는 고혈압이 감염성 심내막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감염성 심내막염은 세균이나 곰팡이가 심장 내막에 균체를 형성해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발열, 식욕감퇴, 체중감소, 피로, 오한, 오심, 구토, 무력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급성인 경우 병이 빠르게 진행되며, 심부전·패혈성 색전증·뇌졸중·장기부전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다. 병원 내 사망률이 20% 정도로 치명적이다.
연구팀은 2009~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검진 빅데이터를 통해 408만331명의 9년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중 감염성 심내막염을 진단받은 사람은 812명이었다. 연구 결과 혈압이 높을수록 감염성 심내막염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120mmHg 이상 140mmHg 미만, 이완기 80mmHg 이상 90mmHg 미만)에서는 정상혈압(수축기 120mmHg 미만, 이완기 80mmHg 미만)보다 감염성 심내막염 위험이 1.39배 높았다. 고혈압(이완기 140mmHg 이상, 수축기 90mmHg 이상)인 경우는 감염성 심내막염 위험이 2.15배로 나타났으며, 고혈압을 진단받고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환자의 경우 2.9배로 높게 나타났다.
김양현 교수는 “고혈압이 심장을 침범하는 감염성 심내막염 위험인자로 작용한다는 점을 최초로 밝혔다”고 말하며, “고혈압이 감염성 심내막염을 직접 유발하지는 않지만,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김희중 교수는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감염성 심내막염은 예후가 좋지 않다”며 “유병률을 낮출 수 있는 역학조사나 위험 인자 분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성 심내막염 관련 역학 연구와 분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고혈압과 감염성 심내막염의 상관관계(Association Between Hypertension and Incident Infective Endocarditis)’는 미국심장협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