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음식물 먹는 행동을 통제” 어떻게? (연구)

간이 뇌와 대화 주고 받아

사람의 간. 생쥐처럼 사람도 간이 뇌와 대화해 음식물 섭취 행동을 통제할 수 있을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쥐의 간이 뇌와 대화를 주고받아 섭식 행동(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 결과, 생쥐의 간 속 지질 성분이 뇌 시상하부의 단백질 뉴런 세포군과 통신을 주고받아 섭식 행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련의 실험을 통해 뇌와 간이 서로 통신하고 제어하는 회로를 발견했다. 간에서 분비되는 지질인 리소포스파티딜 콜린(LPC)이 뇌 시상하부 영역의 ‘아구티 관련 단백질(AgRP) 뉴런’이라는 세포군과 통신해, 음식물을 먹는 행동을 조절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뇌에서 가장 발달한 부위인 대뇌피질이 다른 신체 부위의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가 추가된 셈이다. 또한 이는 섭식 장애와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다.

뇌의 외부 층인 대뇌피질과 통신하는 ‘AgRP 뉴런’은 배고픔을 느끼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대뇌피질은 복잡한 행동, 능력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AgRP 뉴런’은 간·췌장 등 다른 신체 부위와도 통신을 한다. 사람이 배고플 때 이 뉴런은 체내의 지방 저장고에서 지질을 내보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LPC가 간에서 분비되면, 혈액 내 효소는 LPC를 리소포스파티딘산(LPA) 성분으로 신속히 바꾼다. 한편 LPA가 뇌의 신경 활동을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단식 후 생쥐의 혈액·뇌척수액 내 LPA 수치가 높아지는 것을 관찰했다. 뇌척수액은 중추신경계에서 발견되는 특수 액체다. LPA 수치가 높아지면 피질의 신경 활동이 늘어나, 금식 후 식욕이 높아진다. 이 모든 효과는 ‘AgRP 뉴런’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예일대 의대 토마스 호바스 교수(비교의학)는 생쥐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도 이와 비슷한 회로가 있는지 최종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바스 교수는 그런 회로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 근거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LPA 유도 신경 활동이 증가한 생쥐는 일반 생쥐보다 훨씬 더 많이 먹고,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간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이와 똑같은 유전적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체질량 지수(BMI)가 더 높고,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AgRP neurons control feeding behaviour at cortical synapses via peripherally derived lysophospholipids)는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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