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유산 겪은 여성, 뇌졸중 위험 ↑" (연구)
불임과 유산은 만년에 비치명적 혹은 치명적 뇌졸중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관찰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습관 변화를 모색하면서, 유산 사산 등을 경험한 여성을 조기 모니터링하는 것이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내용이다.
세계적으로 뇌졸중은 여성의 사망과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2019년에는 약 300만 명의 여성이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기존에 알려진 뇌졸중 위험요인은 여성의 뇌졸중 위험이 더 높은 이유를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전 연구들은 장기 뇌졸중 위험과 불임, 유산, 사산 사이 연관성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호주 퀸즐랜드 연구팀은 이같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불임 유산 사산과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의 연관성, 그리고 특정한 유형의 뇌졸중의 관계를 평가하고자 했다. 새로운 연구는 생식 건강과 만성 질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인터레이스’ 컨소시엄의 자료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호주, 중국, 일본,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미국 등 7개국에서 8건의 연구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불임, 유산, 사산에 관련된 정보는 설문지를 통해 수집했다. 비치명적 뇌졸중에 대한 데이터는 자체 보고 설문지 혹은 병원 기록으로 찾아냈다. 병원 데이터는 치명적 뇌졸중 사례와 허혈성 뇌졸중을 구분하는 데 사용됐다.
전체적으로 32세에서 73세 사이의 약 62만 명의 여성들이 연구에 포함됐다. 연구에 따르면 불임 유산 사산은 모두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특히 재발성 유산(3회 이상)과 사산을 동반한 경우에 연관성이 드러났다.
불임 병력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이 14% 높았다. 유산의 경우 유산을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이 11% 더 높았다. 또한 1회, 2회, 3회 유산을 하면 뇌졸중 위험이 각각 7%, 12%, 35% 증가하는 등 유산 횟수에 따라 위험이 증가했다.
3회 이상 유산을 한 여성은 비치명적인 허혈성 및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각 37%, 41%로 증가했다. 3회 이상 유산은 치명적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에서도 각기 83%, 84%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사산 병력은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 증가와 30% 이상 관련이 있었다. 두 명 이상의 다중 사산을 겪은 여성은 거의 80%의 확률로 비치명적 허혈성 뇌졸중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다. 아울러 반복되는 사산이 40% 이상 치명적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불임과 뇌졸중 위험 증가의 관계는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조기 난소부전증 같은 질환 때문일 수 있다. 그리고 심장 혈관이 좁아지는 내피기능장애는 반복적 사산과 유산 이력이 있는 여성의 뇌졸중 위험 증가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흡연 비만과 같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양식도 유산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뇌졸중 위험 증가에 기여할 수 있는 불임과도 관련이 있다고 시사했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임신 손실의 이력이 있는 것은 여성에게는 뇌졸중 위험 인자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 “건강한 습관을 장려하면서 임신 손실이나 불임 병력이 있는 여성을 조기에 모니터링하는 것이 나중에 뇌졸중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BMJ》에 실렸다. 원제는 ‘Infertility, recurrent pregnancy loss, and risk of stroke: a pooled analysis of individual patient data of 618,851 wo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