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M&A 주춤속 머크, 시젠 인수 가능성 '솔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활동이 하향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머크가 항체·약물 접합체 전문기업인 시젠(Seagen)을 인수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시젠의 최근 시장가치는 약 280억 달러(약 36조원)로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큰 거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머크는 현재 시젠의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두 회사는 인수 가능성에 대해 지속 논의하고 있으며, 다만 협상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미국 피어스파마 등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회사는 인수합병 대신 마케팅 협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머크는 지난 2020년 계약을 통해 시젠 지분 500만주를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또 '라디라투즈맙 베도틴(ladiratuzumab vedotin)'을 포함해 생명공학의 LIV-1 표적 항체-약물 접합체(ADC)에 대해 6억 달러를 선불로 지급했다.
그 외에도 두 회사는 머크 PD-1억제제 '키트루다'와 페어링하는 것을 포함해 시젠의 HER2 소분자 약물 항암제 '투키사'와 협력했다. 머크는 또 아시아, 중동 및 라틴 아메리카에서 투키사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머크와 시젠의 인수합병 논의나 항암제 협업 등이 반독점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협업이 독점 규제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규제망을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대형 제약사 M&A에 대한 검토를 강화하고 있다. 반독점 감시단은 단순히 특정 제품과 파이프라인 중복을 보는 것에서 벗어나 제약시장 집중과 과거 경쟁방지 관행을 보다 광범위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수합병 규모는 감소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사상 최저치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M&A 경기가 둔화되면서 일부 대형 제약사들은 일부 자산을 빼내기 위해 관심 영역을 좁히고 있다. 지난해 머크는 바이오시밀러와 확립된 의약품과 함께 여성 건강 포트폴리오를 분사했다. GSK와 존슨앤존슨은 소비자 건강 사업을 해체할 계획이다.
다만 가장 큰 제약바이오 M&A는 지난해 말 CSL리미티드가 스위스 비포파마(Vifor Pharma)를 117억 달러(약 14조5000억원)에 합병한 것이다. 이외에 사노피와 화이자가 대규모 거래를 진행했다.
화이자는 바이오엔테크와 파트너사로서 코로나19 백신으로 '대박' 반열에 올랐고, 아비나스(Arvinas) 암 치료제에 대한 24억 달러의 라이선스 계약을 포함해 파이프라인 강화 계약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