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도자 둔 나라의 코로나 사망자 40% 더 적어
한국 등 봉쇄 조치 지연으로 50만 명 사망
여성이 정부 수반인 나라는 그렇지 않은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사망자가 약 40% 적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대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세계 91개국의 2020년 1~12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유행) 대응 조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한국, 중국, 미국, 영국, 독일, 벨기에, 덴마크, 이탈리아 등 8개국이 코로나 팬데믹 초기 약 1주일 간 봉쇄 조치를 지연시켜 5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여성 지도자는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있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 폭넓은 시각으로 혁신적 사고를 받아들인다. 특히 인명 손실의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연구 기간 중 여성이 정부 수반인 나라는 91개국 중 약 14%였다. 뉴질랜드(저신다 아던 총리), 독일(앙겔라 메르켈 총리), 방글라데시(셰이크 하시나 총리), 대만(차이잉원 총통), 덴마크(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등이다.
켈빈 탄 퀸즐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호주와 뉴질랜드처럼 사회경제적 조건과 정치적 배경이 비슷한 나라에서도 코로나 감염률과 사망률에 큰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12월말을 기준으로 호주는 인구가 뉴질랜드의 5배이나, 뉴질랜드보다 코로나 감염자가 약 13배 더 많고 사망자는 약 36배나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성별 비율, 인구밀도, 도시화 및 정치적 부패는 특정 국가의 감염병 경험의 심각성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여성 리더십, 교육, 종교적 다양성,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감염병의 감염률과 사망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연구 결과(The determinants of COVID-19 morbidity and mortality across countrie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레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2020년 8월에는 여성 지도자를 둔 국가의 코로나 사망자가 남성 지도자를 둔 나라의 절반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 리버풀대, 리딩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