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햄… 가공육이 ‘1군 발암물질’?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소시지, 햄, 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 비소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또 붉은 고기의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IARC는 육류 섭취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여건의 연구조사를 검토한 결과, 소시지나 햄 등의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직장암이나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IARC는 기존 연구들에서 가공육의 섭취가 직장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됨에 따라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가공육은 저장성을 높이거나 영양을 강화하기 위하여, 또는 소화 흡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고기를 훈제하거나 소금에 절이거나 소금이나 보존료 등을 넣어 가공한 것으로 핫도그, 소시지, 쇠고기 통조림, 말린 고기 등이 있다.
IARC는 또 붉은 고기의 섭취가 발암 유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부 제한적 증거에 근거해 발암 위험물질 2A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붉은 고기의 섭취가 대장암, 직장암은 물론 췌장과 전립샘 암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WHO 보고서와 관련한 몇 가지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소개했다.
◆가공육을 어느 정도 먹어야 위험한가?
IARC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가공육 50g을 먹으면 대장암 위험이 18% 높아진다. 이와 함께 전립샘과 췌장 암 위험도 증가한다.
◆생고기는 어떤가?
보고서에 의하면 매일 100g의 붉은 생고기를 먹으면 대장암 위험을 17% 높인다. 하지만 WHO 발표에도 있듯이 붉은 고기와 암과의 연관성은 일부 제한적 증거에 근거하고 있다. IARC 관계자는 “붉은 고기를 가공육 보다 한 단계 아래인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할 수도 있다고 한 이유는 연구결과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를 편견이나 우연 등 여러 변수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공육은 왜 암 위험을 높일까?
절이거나 발효, 훈제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화합물이 장 내벽에 손상을 준다. 발암물질로 의심되는 화학물질이 가공 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물질에는 엔트로소 화합물(N-nitroso compounds)이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등이 있다.
◆암 위험을 줄이려면 얼마나 먹어야 하나?
소, 돼지, 양 등에서 나오는 붉은 고기를 일주일에 500g 이상 먹지 않으면 대장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반면 소시지, 햄, 핫도그 등 가공육은 되도록 적게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