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계절… 설사약 함부로 먹었다간 상태 악화

식중독에 걸렸을 때 자가 진단으로 설사약을 복용하면 장내 식중독균과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돼 질병 이환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는 식중독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앞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식중독 예방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여름에 창궐하는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25도 이상인 실온에 음식물이 6-11시간 정도 노출되면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중독의 가장 흔한 증상은 구토와 설사, 복통이다. 발열과 두통, 오한, 근육통, 어지러움, 부정맥, 호흡곤란, 마비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원인균만큼 증상도 다양해 증상을 살펴보면 식중독의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구토 증상이 현저하면 포도알균 식중독, 구토형 세레우스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등을 먼저 고려할 수 있고, 고열이 동반된다면 살모넬라 위장관염, 세균성 이질 등을 먼저 고려할 수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체 중 ‘버섯 독소’는 환각을, 복어에 있는 ‘테트로톡신’은 운동신경장애를, ‘보툴리눔’은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운동 장애, 대화 곤란, 눈꺼풀 처짐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증상은 식중독균에 감염된 음식을 먹은 뒤 빠르면 1시간, 늦어도 72시간 안에 나타난다.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에 먹은 음식 때문에 식중독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식중독은 원인에 따라 수분에서 수일까지 잠복기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설사가 날 때 자가진단으로 설사약을 무조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소아에게 설사약을 함부로 먹이는 것 역시 절대 금물이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은 “설사약을 함부로 복용하면 장내 식중독균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돼 질병 이환 기간이 더 길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복통이나 구토를 완화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특정 세균에 의한 식중독일 경우 항생제도 제한적으로 도움이 된다. 장에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시겔라균이 원인인 여행자 설사라면 항생제 치료로 질병 이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중독에 걸렸다면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는 것이 필수다. 생수나 보리차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알코올, 카페인, 설탕 함유 음료는 피해야 한다. 물처럼 보이는 설사에는 전해질들이 녹아 있어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이온음료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이온음료는 물에 희석해 먹어야 설사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식중독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음식은 꼭 냉장보관하고, 개봉 후 바로 먹는 것이 좋다. 겉보기에 괜찮다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살모넬라균의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있어 가정에서 동물을 만진 뒤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굴이나 조개 등의 어패류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감염력이 높은 비브리오균이 장을 통해 체내로 침투한 뒤 전신에 퍼지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괴질이라 불리는데, 간이 나쁘거나 알코올 중독자가 생선회나 굴을 먹게 되면 발병하기 쉬우며, 치사율이 무려 50%에 이른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손에 상처가 났을 때 육류와 어패류를 만지면 식중독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상처가 난 손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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