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루게릭병 약 조건부승인…美 FDA 압박 목적?
미국 보건당국의 승인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는 ‘루게릭병’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보건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캐나다 보건부는 2024년 완료될 제3상 임상시험에서 데이터, 추가 약리학적 연구, 정기 안전성 보고서 등을 통해 임상적 이점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ALS)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용 의약품 알브리오자(Albrioza, AMX0035)의 시판을 승인했다.
이 루게릭병 치료제는 미국 메사추세츠에 기반을 둔 제약회사 아밀릭스 파마슈티컬스(Amylyx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약물이다.
이 회사는 해당 약물이 루게릭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증거를 보완해 캐나다 보건부에 내놓아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알브리오자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벌여, 이 약물의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루게릭병 환자는 진단 후 2~5년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승인된 루게릭병 치료제는 생존 기간을 몇 개월 더 늘릴 수 있는 릴루졸, 질병의 진행을 약 33% 늦출 수 있는 에다라본 등 두 가지 밖에 없다.
FDA는 올해초 알브리오자에 대한 검토를 통해 이 약물의 안전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루게릭병 환자가 도움 없이 더 오래 살거나 근육 조절, 말하기, 호흡 등 중요한 기능의 손실을 늦추는 데 이 약물이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FDA는 판단했다.
FDA의 독립적인 자문위원회는 지난 3월 투표를 통해 알브리오자의 승인 준비가 덜 돼 있다고 결론지었다.
FDA는 최근 아밀릭스 사의 추가 데이터를 검토하기 위한 최종 결정 시한을 9월 29일로 연장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루게릭병을 치료하는 미국 의사 38명이 FDA에 서한을 보내 알브리오자의 시판 승인을 촉구했다.
미국 ALS협회에 따르면 FDA에 이 약물의 승인을 요청하는 내용의 이메일이 최근 몇 주 사이에 6000통 이상 발송됐다.
이 협회는 2014년 모금한 돈 220만 달러를 알브리오자 개발비로 기부한 바 있다.
한편 환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알브리오자의 가격을 제약회사 측이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뉴욕타임스를 인용,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