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실9 국내 공급가 인상...자립화 촉진방안 검토해야"
미국 머크사가 다음 달부터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가다실9' 국내 공급가격을 추가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의약품의 시장지배력이 크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의약품 접근성에 영향을 준다면, 그 원인이 파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의약품 가격은 신약 개발 시 높은 실패율과 긴 개발기간, 시장규모, 경쟁상황 등이 반영돼 보건당국과 협상 또는 자유시장 경쟁 논리에 따라 설정된다. 이후 특허만료와 경쟁제품 출시 여부 등에 따라 가격 조정이 이뤄진다.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복잡하며 가격에 대한 과도한 외부개입은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작용될 수 있다. 특허 또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만 혁신을 촉진하는 기능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같은 의약품에 대해 국가별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인정될 필요가 있지만, 특정 의약품의 시장지배력이 크고 가격이 지속 올라 의약품 접근성에 영향을 준다면 그 원인이 파악돼야 한다고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강조했다.
특허권 만료 후에도 후발 의약품이 등장하지 못한다면 경쟁적 시장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서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다국적제약사는 ESG보고서를 통해 의약품 접근성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의약품이 가능한 많은 환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가격 책정과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GSK도 저소득국가에 대한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하고 차등화된 가격 정책으로 백신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크(MSD)도 접근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언급, 경제성에 대한 장벽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특히 코로나19로 보건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개발이 부진한 경우, 국내 자립화를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머크의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4 및 가다실9’은 글로벌 매출 상위 25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2020년 기준 39억 4000달러를 기록했다.
머크사는 다음 달부터 가다실9의 국내 공급가격을 기존 13만 4470원에서 8.5% 인상된 14만 5900원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월 해당 백신의 공급 가격을 15% 올린지 약 1년 만에 또 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