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논란 속 ‘성소수자’ 환자가 알려주고 싶은 10가지

다양성을 표현하는 무지개 깃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퀴어문화축제의 7월 서울광장 개최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별세한 송해 선생을 추모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성소수자와 일부 시민의 갈등을 낳고 있다.

서울 종로3가 ‘송해 동상’ 옆에는 ‘종로 이웃 성소수자 일동’ 명의로 “송해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렸다. 이를 둘러싸고 온라인에서는 일대 격론이 일었다.

최근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는 ‘퀴어 환자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10가지’를 소개했다. 여성 성소수자인 소아과 의사의 입을 통해서다.

이 매체는 성소수자(퀴어, queer)를 규정하는 개념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들을 나타내는 두문자어(LGBTQ+)에 추가될 사람들의 성 정체성도 점점 더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성소수자들을 포용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적지 않다.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 시간을 최대 5시간으로 늘리는 의과대학이 있는가 하면, 의대 신입생의 일정 비율을 성소수자로 뽑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명문 하버드대는 최대 15%까지 성소수자를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의 건강 불균형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건강 불균형은 성소수자들이 여러 이유로 치료를 지연 또는 기피함으로써 발생한다.

진료 환경에서 편견에 부닥칠 것이라는 두려움, 차별 금지법이 있는데도 외면당하는 현실, 성소수자 환자에 대해 불편해하거나 지식이 부족하거나 편향된 의사를 만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가능성, 건강보험 가입의 어려움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2019년 미국에서, 2021년 캐나다에서 각각 응급실의 교수·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급실 의료진의 성소수자 환자에 대한 지식의 정확도는 51%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6%는 성소수자 환자가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치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2.5%는 다른 성소수자 의사에게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다음은 성소수자들이 알려주고 싶은 10가지다.

 

1.성소수자의 두문자어(LGBTQ+)는 계속 늘어난다
성소수자에 대한 지식, 이해, 어휘가 지금도 다양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현재의 통상적인 성소수자의 두문자어는 LGBTQQIAAP2S이다.

이는 Lesbian(레즈비언, 여성 동성애자), Gay(게이, 남성 동성애자), Bisexual(바이섹슈얼, 양성애자), Transgender(트랜스젠더, 성전환자), Questioning(퀘스처닝,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을 탐색 중인 사람), Queer(퀴어,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 총칭), Intersex(인터섹스, 간성), Ally(앨리, 성소수자 지지자), Asexual(어섹슈얼, 무성애자), Pansexual(판섹슈얼, 범성애자), 2-Spirit(투스피릿, 두 개의 영혼, 캐나다 원주민 언어로 남녀 양성의 젠더 정체성을 가진 사람 지칭)이다.

이밖에 AMAB(출생 시 남성 지정), AFAB(출생 시 여성 지정)도 있다.

2.성 정체성은 젠더와 다른 개념이다
성 정체성(Sexuality, 성적 지향)은 신체적, 성적, 정서적 끌림 등을 말한다. 이에 비해 젠더(Gender, 사회적 성)는 정체성과 표현으로 세분할 수 있다. 정체성은 내부에서 느끼는 방식이고, 표현은 사회에서 외부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젠더 정체성은 남성 또는 여성, 논바이너리(non-binary, 남성도 여성도 아닌 사람), 에이젠더(agender, 무성 또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사람), 바이젠더(bigender, 남성과 여성의 성별 정체성 또는 의식을 둘 다 가진 사람)를 뜻한다.

3.성 정체성, 젠더를 스스로 인식하는 데 나이는 무늬일 뿐
나이에 관계없이 자신의 성, 젠더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환자는 그렇게 태어났다. 귀하에게는 내면화된 동성애 공포증, 이해 부족, 두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환자와 공유할 수는 없다.

4.확인된 ‘게이 유전자’는 없지만…
‘게이 유전자’가 밝혀진 바는 없으나,  가족적 경향이 있다는 증거는 있다. 그래서 가족 중에 한 명의 퀴어를 발견하면 다른 사람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5.미국 성인 성소수자(LGBTQ+) 중 최대 55~77%가 양성애자다
겉으로 보기에 이성애자로 삶을 꾸리고 있는 사람의 일부도 성소수자(LGBTQ+)라는 뜻이다. 미국에선 Z세대의 21%가 성소수자다. 이들은 젊은 세대이므로, 사회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13~20세의 48%만이 이성애자다. 성소수자의 10%가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상당수가 퀴어인 셈이다.

6.젠더 전환 및 긍정에 필요한 과정이 있다
트렌스젠더가 자신의 젠더를 편안하게 피부로 느끼게 될 때까지는 일정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트랜싯 101(Transition 101)이라고 한다.

*사회적 전환= 자신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인식 및 수용하고 이름, 성별 호칭(pronoun), 헤어 스타일(hair appearance), 착용하는 의복 등을 바꾸는 것이다.

*의학적 전환= 의학적으로 사춘기를 차단하는 것이다. 사춘기의 변화(목소리, 수염, 가슴 등)는 되돌릴 수 없고, 고통과 심한 성별 위화감을 일으킨다.

일시적인 사춘기 차단제로는 10대 청소년 및 젊은 성인을 위한 호르몬 대체제를 들 수 있다. 이를 투여하기 시작하는 나이는 아동, 부모의 지원, 의사, 정신적 준비상태 등에 따라 다르다. 그 때문에 치료가 적극 권장된다.

*외과적 전환= 젠더 정체성에 맞게 외과 수술로 신체의 일부를 재구성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법적 전환= 여권, 출생 증명서, 직장 신분증 등 법정 문서에서 이름, 성별, 성별 호칭이 바뀌는 것을 뜻한다.

7.개명 전 이름, 성별 호칭 등을 둘러싼 소란은 불필요하다
개명 전 이름(deadname), 성별 호칭, 개명한 이름은 모두 사람에 대한 존중 및 확인과 관련된 것이다. 트랜스젠더는 성인으로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귀하는 그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8.부모와 보호자는 두려움, 수치심, 죄책감과 싸운다
부모와 보호자의 인생 여정은 퀴어 자녀의 인생 여정과 뚜렷히 다르다.  부모는 자녀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따라서 부모의 정신적 웰빙은 자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마음이 편해야 자식도 편하다.

9. ‘안전 공간’을 조성하는 방법, ABCDF에 있다
*A(Acknowledge): 환자를 인정하고(Acknowledge), 받아들이고(Accept), 긍정한다(Affirm).

*B(Believe): 환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sexuality), 젠더(gender) 정체성을 공유할 경우 그 환자를 믿는다(Believe).

*C(Compassion): 귀하의 연민(Compassion)과 공감은 갈 길이 아주 멀다.

*D(Decide): 그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Decide) 스스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 #퀴어환자협력자(#QueerPatientAlly)가 된다.

*E(Engage): 그들과의 개방형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한다(Engage).

*F(Find): 자신과 직원을 위한 현지 지원(가상 방문 또는 직접 방문) 방법을 찾는다(Find).

10.대화를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

의사는 자신의 직업적 호칭, 성별 호칭과 함께 상대방의 이름을 정중하게 물어보는 것으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 “안녕하세요, 저는 닥터 김이고, 여성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여쭤봐도 될까요?” 이렇게 하면 상대방에게 안정감이 전달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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