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펫+] 반려견과 함께 살면 ○○에 좋다?

반려견은 행복뿐만 아니라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존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그란 눈에 촉촉한 코, 부드러운 털을 만지다 보면 저절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피곤한 일상 속에서 반려견은 비타민과 같은 존재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가족이다. 실제로 반려견이 보호자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매우 다양하다. 고마운 우리 댕댕이의 활약상, 무엇이 있을까?

◆ 나만의 진통제

해외 병원에는 치료견이 일상화돼 있어 환자를 위로하고 통증과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치료견이 환자의 통증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응급실에 입원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A그룹은 치료견과 진료 시간을 보냈고, B그룹은 일반적인 치료를 받았다. 치료 전후로 통증과 불안, 우울 같은 증상을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A그룹의 ▼48%는 불안감 ▼43%는 통증 ▼46%는 우울감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환자가 치료견을 쓰다듬을 때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이 호르몬이 코르티솔을 억제, 진통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심장 건강도 지켜

2018년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국가 40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의 조기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4%나 낮았다. 이미 심혈관 질환을 경험한 사람이 반려견을 키우면 사망률이 최대 31%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발표된 다른 대규모 연구에서는 홀로 사는 심장마비 생존자가 반려견을 키울 때 사망 위험이 33% 낮아졌다. 또, 홀로 사는 뇌졸중 생존자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키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7%나 낮았다.

◆ 반려견이 당뇨 관리도?

미국심장협회(AHA)는 당뇨병 발병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강아지 키우기’를 선정했다. 협회는 “규칙적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은 키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분의 1로 준다”고 밝혔다. 반려견을 돌보며 늘어난 신체활동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지속적인 유산소 활동은 인슐린 민감성을 낮춘다. 실제 하루 한 번 이상 산책이 필요한 반려견의 보호자는 개를 기르지 않는 사람보다 하루 30분 더 운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 인지 기능 향상까지

2021년 원광대 농식품융합대학 반려동물산업학과 김옥진 교수 연구팀은 반려견이 노인 인지 기능을 향상 시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반려견을 활용한 동물교감치유 프로그램을  경도인지장애 노인에게 6개월간 실시했다. 이후 몬트리올 인지평가척도와 뇌파 검사를 통해 변화를 분석했다.

이 반려견 프로그램이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지남력(시간과 장소 등을 인식하는 능력)과 기억력, 수리력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뇌파 검사로 기초율동지수(뇌 발달)와 주의지수(스트레스 저항력)가 긍정적으로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

◆ 아이들의 크론병 예방도

크론병은 소화계에 생긴 만성 염증으로 인해 간헐적으로 설사가 나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국제 학술 대회 'Digestive Disease Week(DDW) 2022'에선 새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은 5-15세 어린이가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때 크론병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4300명의 크론병 환자 및 가족의 기록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5-15세 때 반려견과 하는 생활이 장내 미생물과 면역계 균형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년기에 적정한 미생물에 노출되면 면역 균형이 형성돼 각종 질병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은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반려견과 함께하는 생활이 다양한 종의 미생물에 노출되게 만들고 면역력을 키워 크론병 발병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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