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생선 너무 많이 먹으면 악성 흑색종 위험 높아진다?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고사성어로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한다.
이런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건강에 좋다는 생선도 너무 많이 먹으면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생선의 다량 섭취와 흑색종 사이의 상관관계만 드러났을 뿐 인과관계가 입증된 건 아니다. 게다가 ‘건강 식단’의 수위를 차지하는 생선을 대체할만한 식품도 마땅치 않다. 생선이 건강에 안겨주는 혜택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브라운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선을 많이 먹는 미국인 상위 20%는 생선 섭취량이 가장 적은 편에 속하는 사람들보다 악성 흑색종에 걸릴 위험이 22% 더 높고, 제자리 흑색종(melanoma in situ)에 걸릴 위험이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자리 암은 다른 부위로 전이가 안 되는 악성 종양이다.
이는 연구팀이 50~71세 미국인 49만1000명을 15년 동안 추적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식단, 운동, 흡연, 음주 습관 등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 5000명 이상이 악성 흑색종 진단을 받았고, 약 3300명이 제자리 흑색종에 걸렸다.
미국에서 생선 섭취량이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은 통상 생선을 하루에 약 43g씩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흑색종에는 일광 화상(자외선 과다 노출), 가족력 등이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브라운대 의대 조은영(Eunyoung Cho) 부교수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일부 생선이 수은·PCB 등 유해 물질에 오염됐기 때문에, 생선의 다량 섭취가 악성 흑색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은에 노출되면 흑색종 및 기타 피부암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조 부교수는 “그러나 오염 이론은 오염 이론일 뿐”이라며 “식이 권장사항을 마련하기에 앞서, 더많은 추가 연구로 이번 결과를 재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생선의 종류가 매우 중요할 것 같다”며 “특정 품종의 어류와 악성 흑색종과의 관련성을 향후 연구에서는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시간주 ‘머시 헬스 렉스 암센터(Mercy Health Lacks Cancer Center)’ 에이미 브라가그니니 영양사(종양 전문)는 “생선은 염증을 막는 오메가-3 지방산 등이 풍부하고 건강에 매우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더 크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영양 및 식이요법학회(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대변인이기도 한 브라가그니니 영양사는 “생선은 심장과 뇌의 건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주 8온스(약 224g)의 생선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섭취량은 하루 약 32g꼴이다.
그녀는 생선이 결장·직장암 등의 발병 위험이 높은 붉은색 육류와 가공육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또 야채, 과일, 콩, 견과류, 섬유질이 풍부한 곡물 등 식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생선의 경우 튀김은 건강에 좋은 지방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구이 또는 찌개 형태로 섭취할 것을 권했다.
한편 다른 분야의 일부 의학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참가자들의 햇볕 쬐는 습관에 대한 분석이 없는 점 등을 들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원인과 통제(Cancer Causes and Control)≫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