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 신영기 대표 "항암제 기술수출 가능한 빨리..미국 연구소 등 글로벌 필수"
"As soon as possible."(가능하면 되도록 빨리)
신영기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에이비온 대표)는 고형암 항암제로 개발 중인 'ABN401'의 기술수출 시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에이비온은 최근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2022)에 참석해 ABN401의 임상1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BN401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만을 표적으로 하는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이다. 저분자화합물 물질이며 적응증은 폐암, 위암, 간암 등 고형암인데,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으로 글로벌 1·2a상과 미국 임상2상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8일 서울대 롯데국제관에서 만난 신영기 교수는 "1상시험에서는 적정용량을 결정하는 게 중요한데, 안전성을 검증하고 2상의 적정 용량을 확인했다"면서 "투약 용량을 50mg에서 1200mg까지 늘렸으나 문제가 없었다. 200mg에서부터 치료 효과가 나타났고, 특히 임상 대상자 중에 2명에서 의미있는 효과(부분관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임상은 현재 심리스 방식으로 1·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신 교수는 "중간에 중단없는 심리스 방식은 요즘 글로벌 추세이기도 하다"면서 "임상2상은 2024년 이전까지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BN401의 기술수출 추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금도 꾸준히 몇 곳을 접촉하고 있고, 가능하면 빠르게 성사시키려 한다"고 했다. 이 치료제의 가치에 대해선 "미국 터닝포인트테라퓨틱스가 중국 바이오 기업에 유사한 C-MET 후보물질을 3000억원 대에 수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폐암 치료제 시장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있다. 타그리소는 3세대 EGFR 변이 TKI 약물인데, ABN401은 EGFR 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C-MET 치료제다. 기존 TKI 약물과 병용하기 위해선 부작용이 없어야 하는데, C-MET 치료제는 안전성이 높다.
또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 극복 효과가 있고, 폐암 등 치료제 시장에서 C-MET 약물 개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 수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스탠다드에 집중하고 있다. 처음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춰 시작하는 것이 옳다"면서 "올해 미국 출장을 갔는데, 미국에도 연구소를 설립하고 투자를 받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비온의 파이프라인은 항암치료제에서 ABN401을 포함해 유방암, 난소암 등 후보물질 'ABN501'과 'ABN201' 등이 있다. 희귀질환치료제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ABN101'이 있으며, 내년 새로운 임상시험 진입도 계획하고 있다. 응급의약품에는 슈퍼항원 감염증에 'ABN701', 급성방사능증후군 'ABN601' 등이 개발되고 있다.
신 교수는 국내 신약개발에서 민간 지원을 원활하게 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K-컬쳐 글로벌화에서 얻는 교훈이 큰데,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이 전문 기획사에 성장한 것처럼 과학계에서도 정부는 민간 지원의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성장은 민간에 맡기고 결국 투자,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또 국내 시장 규모로는 바이오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은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