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임상종양학회서 K-신약 성과 '두각'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주요 임상시험 결과 등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임상종양학회'는 미국 시카고에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58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지난 2년간 비대면으로 진행됐는데 올해 대면 행사를 개최했다. 400여 개 이상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회이며, 각 사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임상 결과 등을 나눈다.
올해 학회에는 유한양행, HLB, 네오이뮨텍, 메드팩토, 제넥신, 에이비온 등이 참석해 그간 임상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특히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이 주목받았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치료제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임상2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개발해 지난 2018년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국산 제31호 신약이다. 3세대 폐암 치료제이며 기존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경쟁 약물이기도 하다.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의 임상3상을 하반기에 확인하고, 얀센이 실시 중인 글로벌 임상3상 결과는 내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티닙은 기존 경쟁 치료제들과 비교했을 때, 출시 5년차 정도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혁신신약 개발기업인 메드팩토는 췌장암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병용요법 임상 초록을 공개했다. 췌장암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폴폭스를 병용 투여한 결과, 안전성 면에서는 기존 치료제와 차이가 없었지만 효과성 면에서 높은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임상1b 중간 데이터를 공개한 것이다.
항암화학요법이 중요한 췌장암에서 백토서팁과 폴폭스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LB도 ASCO 2022에서 항암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는 '리보세라닙'의 선양낭성암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급격한 진행성 환자 80% 이상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특히 아직까지 선낭암 분야에 FDA 허가를 받은 약물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제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HLB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가속승인, 신약승인신청(NDA)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올해 선낭암과 간암 치료제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고, 중국 항서제약의 미국 자회사인 '루자나' 등과 협업해 추가 적응증 확대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이뮨텍은 현재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NT-I7’과 면역관문억제제 및 CAR-T 병용 임상 등을 공개했다. NT-I7은 암세포 및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T세포 증폭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해당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여러차례 선행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된 난치암 환자들로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NT-I7을 병용해 1차 유효성평가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과 질병통제율 (DCR) 등을 평가했다. 객관적 반응률은 췌장암과 MSS 대장암에서 각각 11.1%. 7.7 %로 확인됐다.
면역관문억제제와 NT-I7의 병용 임상에서 미충족 수요가 큰 MSS대장암과 췌장암이 우선 개발될 가능성을 나타냈다. 고형암 전반에서 안전성과 질병통제율도 드러나기 시작해 구체적인 임상 디자인을 도출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제넥신도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에서 'GX-I7'과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 임상1b/2상 결과를 발표했다. GX-I7은 지속형 인터루킨-7 제제이며 제넥신의 주력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T세포 숫자를 증폭시켜주는 기전을 가진 혁신 면역항암제로, 재발성 전이성 TNBC 환자에서 의미 있는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한편 오는 13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는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2(BIO USA 2022)'이 열린다. 올해 29회째 개최되는 것으로 3년 만에 전면 대면행사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