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토닌 중독 미국 어린이 10년간 530% 증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수면 보조제인 멜라토닌에 중독된 미국 아이들의 수가 지난 10년 동안 530%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은 부모가 복용하려는 멜라토닌을 과다복용해 발생해 주로 과도한 졸음을 유발하는데 그쳤지만 일부 어린이는 입원치료를 받거나 심지어 사망한 경우도 발견됐다. 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간행물인 《질환율과 사망률 주간 보고서(MMWR)》에 발표된 보고서를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이번 보고서의 제1저자인 미국 미시간아동병원의 카리마 렐락 박사(소아과)는 “놀랍게도 5세 미만의 의도하지 않은 섭취내지 우발적인 섭취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만드는 미국사회의 스트레스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러한 스트레스 증가로 수면보조제 복용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들이 이에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렐락 박사 조사진은 2012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미국 독극물통제센터협회(AAPCC)의 국립 독극물 데이터 시스템에 보고된 멜라토닌 중독된 26만여 명 어린이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2012년 약 8340건이었던 독극물이 2021년 약 5만3000건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발생한 첫해인 2020년이 전년도 대비 가장 큰 증가율(38%)을 보였다.
멜라토닌의 우발적 섭취는 2012년 1% 미만이던 것이 2021년 AAPCC에 보고된 전체 소아섭취량의 5%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진은 파악했다. 해당기간 점점 더 많은 어린이들이 멜라토닌 과다 복용의 부작용으로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특히 5세 이하의 어린이가 많았다. 조사진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어린이가 5명이었고 사망한 어린이도 2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렐락 박사는 “멜라토닌을 다른 약처럼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한다”며 부모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미국 뉴욕의 코언소아의료센터의 응급실 의사인 매슈 해리스 박사는 멜라토닌 과다 복용으로 응급실 방문자 증가를 절실히 체험하고 있다며 역시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이가 멜라토닌을 과다 복용하면 계속 잠을 자게 된다. 해리스 박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응급실에서의 관찰만 하는 것으로 중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스꺼움, 구토, 그리고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렐락 박사는“멜라토닌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는 다음 링크(https://www.cdc.gov/mmwr/volumes/71/wr/mm7122a1.htm?s_cid=mm7122a1_w)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