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섭취 가능한 영양제와 아닌 것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10집 중 8집. 2021년 건강기능식품을 1번 이상 구매한 경험이 있는 가구의 숫자다. 국내 시장도 계속 성장하지만, 2040, 특히 2030 MZ 세대의 해외 직구 건강기능식품 구매가 증가하며 영양제 시장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구매 채널도 다양하고 시장의 크기가 커지다 보니,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타제품들과 다른 특이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바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질문’하는 게 아니라 제품을 구매한 후에 ‘질문’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건강관리를 위해 각종 영양제를 섭렵하다가 ‘임신’을 결정한 부부라면 더더욱 궁금한 게 많다. 이런 분들을 위한 오늘의 주제, 임신 중에 섭취 가능한 영양제는 무엇이 있을까?
◆ 일반적인 비타민, 미네랄은 임신 중에도 섭취가 가능
영양소로 구분되는 비타민과 미네랄은 적정 함량이라면 섭취가 가능하다. 국내외에서 판매 중인 B社의 임신부용 멀티비타민 구성을 살펴보면 총 19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태아의 신경관결손 예방을 위한 엽산과 임신 중 흔하게 나타나는 철 결핍성 빈혈 예방을 위해 일반적인 여성용 비타민보다 엽산과 철분의 함량이 높다.
엽산은 세포분열이 왕성한 임신 초기(3개월)에 태아의 신경관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보통 임신 여부를 임신 3~5주 차에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서 엽산은 가능하면 임신 준비기부터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엽산을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엽산은 단일제로도 판매되지만, 철분제나 멀티비타민의 성분으로도 포함된다. 보충제에 활용되는 엽산은 공복에 섭취하면 일반 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엽산보다 흡수율이 2배 높아 2가지 이상의 영양제를 섭취 중인 임신부 또는 임신 준비 중인 여성이라면 엽산의 함량을 체크해야 한다.
임신 중에 비타민A 섭취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비타민A 자체가 임신부에게 ‘금지’된 것은 아니다. 비타민A는 상피세포의 성장과 발달 및 피부와 점막의 형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서 임신부용 종합비타민에도 들어있다. 단, 비타민A를 보충제로서 하루 5,000 IU (약 1,500 mcg) 이상 섭취하면 음식에서 얻는 비타민A의 양과 합산했을 때 비타민A 과다 섭취 위험이 높아 임부의 경우 하루 5,000 IU 미만의 비타민A 섭취를 권한다.
요오드 또한 임신 중에 과량 섭취하면 태아의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요오드는 김, 미역 등에 풍부하고 일반적인 한국인 식단에서 부족하지 않은 영양소로 손꼽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임신부에서 별도의 요오드 추가 섭취는 권하지 않는다.
◆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외에 일반적인 ‘추출물’ 형태는 권하지 않아
마리골드꽃추출물, 양배추추출물, 여주추출물 등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활용되는 다양한 ‘추출물 형태는 기본적으로 임신부에게 권하지 않는다. 추출물은 농축된 형태로 제공되므로 일반식품을 섭취하는 것과 체내에서 작용하는 게 다르고,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추출물 내의 모든 성분들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임신 중 태아에게 끼치는 영향을 100% 예측하기 어렵다. 치료목적의 약이라면 제한된 자료를 근거로 복용의 이점과 위험도를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만, ’건강관리‘ 목적의 영양제는 이러한 기준이 없다.
오메가-3는 구성성분이 단순하고 임신 중 섭취에 관한 경험이 많은 편이라 섭취 가능한 성분으로 꼽지만, 태아의 성장이나 임신부 건강을 고려할 때 필수적으로 추천하는 성분은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 또한 원료의 특성 및 체내 작용 원리를 고려할 때 임신부가 섭취해도 안전한 편에 속하고, 임신부의 변비 및 질염 관리에도 도움 되는 성분으로서 섭취가 가능하다. 단, 면역력 저하 등의 이유로 담당의사가 영양제 섭취 중단을 권고했다면 프로바이오틱스 또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