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북한 코로나 상황 점점 악화" 추정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의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WHO 긴급대응팀장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1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 보건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더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코로나 발생과 관련, 미가공 데이터 등을 거의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
감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 각국 보건당국은 글로벌 공중보건 위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신중을 요하는 데이터'를 과감하게 공유한다. 반면, 북한은 현재 이러한 정보들을 공유하지 않고 있는 상황. 라이언 박사는 "필요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으면 지구촌에 적절한 분석 내용을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WHO는 그동안 백신을 비롯해 코로나19 관련 기술 및 물자를 북한에 지원해 왔지만, 여전히 북한 상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 북한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취약한 건강시스템 때문에 확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다.
하지만 북한은 코로나19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범위한 백신 접종, 봉쇄 조치, 약물 치료 없이도 코로나19 상황을 제어하고 있으며, 수백만 명의 감염자 중 단 수십 명의 사망자만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북한 정부가 세부 정보를 감추고 있는 만큼, WHO는 오히려 상황이 나빠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북한의 유행 상황이 잠재적으로 다른 나라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북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북한에 대한 이번 WHO의 비판적인 태도는 앞서 중국을 대상으로 보인 태도와는 대조적이라는 외신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초 국제사회는 중국의 정보 공유가 지연되면서 코로나19 대응이 늦어지고 있음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당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오히려 반복적으로 칭찬하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