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단 약에 취해 죽었다...美 약물중독 심각
코로나19가 범유행하는 동안 미국 노숙자들은 감염병보다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당국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은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기록적인 사망 수준을 보였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팬데믹이 시작된 첫 해인 2020년 노숙자 2000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2019년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이들 중 715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로스앤젤레스만이 아니다. 미국 내 노숙자가 가장 많은 10개 도시와 카운티들도, 코로나19보다 약물 남용으로 많은 노숙자가 사망하는 경향을 보였다. 팬데믹이 시작된 첫 2년간 미국 전역에서 노숙자 사망이 크게 증가했는데,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노숙자 사망은 단 한 건도 없었던 반면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다수 발생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남용이 원인이었다. 이는 미국 보건당국이 노숙자 사망을 추적한 지난 10년 중 최고 수준이었다.
덴버 지역에서는 2021년 노숙자 사망자가 269명 발생했는데, 이들 중 절반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2021년 펜타닐로 인한 사망이 149% 증가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해당 기간 166명의 노숙자가 사망했는데, 이는 지난 6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미국인 수는 총 10만 7000명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 등에 대한 접근성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뉴욕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약류 약물을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주입할 수 있도록 약물 사용을 허용하는 시설을 열기도 했다. 해당 시설에서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한다는 것인데, 한편에서는 이런 시설이 오히려 마약 사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 약물 남용이 늘어난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미국의 심각한 주택난, 팬데믹 기간 경제활동 단절 등으로 늘어난 도시 노숙자와 마약 접근성 증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