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자기 건강 어떻게 챙길까
[박문일의 생명여행] ㉑진료과별 의사들의 추천 건강법
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건강상담이 부쩍 많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고 이런저런 잔병치레도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고 느낀다. 의사인 내가 건강을 위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많이들 궁금해한다.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최적의 건강습관에 대해 각 전문과목의 의사들에게 물었던 자료를 소개하려 한다. 건강하게 잘살기 위해 의사들이 스스로 실천한다는 습관들이므로 이를 잘 따라하면 여러분의 건강증진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두 번 습관을 들이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므로 이 내용들을 잘 새겼으면 한다.
▲가정의학과 의사: 1년에 한 번 의사에게 건강검진 진찰을 받는다. 이것은 다른 과목 의사들에게도 중요하다. 자신이 의사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다른 의사에게 가서 적어도 1년에 한번 진료를 받는다. 매사에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삶에 대한 전반적인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고는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며 의학적으로도 심혈관 건강 개선, 수명 연장 및 기타 거의 모든 건강상의 이점과도 연관되어 있다. 어쩌면 당신의 건강에 가장 좋은 절대적인 습관이 될 수도 있다.
▲내과 의사: 수면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적어도 7~8시간을 자도록 노력하며 가능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기른다. 물을 충분히 마신다. 물병을 갖고 다니면 좋다. 적절한 수분 공급과 함께 물을 충분히 마시면 간식끊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소변은 참지 말라. 신호가 오면 즉시 소변을 보는 습관이 방광염 예방은 물론 신장에도 좋다. 일주일에 세 번 30분 이상 꼭 운동을 한다. 매년 필요한 각종 예방주사를 접종한다. 의사라고 해도 스스로 약을 조제하여 복용하지 말고 필히 전문과목 의사의 처방에 따른다. 특히 일반인이 스스로 판단해 복용하는 약들은 중복 복용으로 간손상을 일으키기 쉽다.
▲심장 전문의: 출퇴근길을 활기차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걷거나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환경이 최상이다. 매일 출퇴근을 통해 저절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다. 쇼핑몰 입구에서는 가장 멀리 주차하고 가능한 많이 걷는 습관을 기른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노력을 한다. 또한 심장병을 예방하기 위해 일주일에 2~3회 생선을 먹는다. 특히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섭취를 피한다. 어떤 심장전문의는 매일 감사일기를 써보라고 권장하기도 한다.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만 가져도 몸의 염증수치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으니, 감사는 마음뿐만 아니라 몸에도 좋다는 것이 분명하다.
▲내분비내과 의사: 가능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점심에 배부르게 먹고 간식은 최소화한다. 직장인은 책상에 채소(보통 당근, 오이, 피망) 한 봉지를 보관하도록 권장한다. 간식이 생각나면 채소나 과일을 먹으라는 것이다. 후식으로는 주스를 마시는 대신 과일을 통째로 먹으면 설탕이 훨씬 더 천천히 흡수된다. 이렇게 하면 식후 고혈당이 예방되고 당뇨병이 멀어지게 된다. 외식을 줄이고 가능한 집에서 요리를 하면 더욱 좋다. 휴대폰도,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없이 가족과 함께 식탁에서 먹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매일 아침 15분 명상과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심호흡과 함께 오늘 하루의 일정을 생각하면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일과에 집중을 유지하는 열쇠가 된다.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서 외부로 산책을 한다. 운동도 되고 야외에서 햇빛 노출은 뼈와 근육 건강을 유지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천연 비타민 D를 신체가 합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D는 뇌 건강에도 좋다. 자연 속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덤이다.
▲피부과 의사: 화장품 중에서도 미백제품은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다. 항상 자기 전에 세수한다. 매일 밤에 하루 종일 쌓인 메이크업과 유분, 노폐물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얼굴의 불순물은 모공을 막고 눈을 자극하여 붓기를 유발하고 주름을 유발한다. 그리고 자기 전에 충분한 보습을 하는 습관을 권장한다. 피부의 각질은 피부건강를 위한 자체보호시스템 중의 하나로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 떼를 민다며 강제로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라.
▲정형외과/신경외과 의사: 앉을 때에는 단단한 의자에 앉으려 노력한다. 건강한 뼈와 자세를 유지하려면 푹신한 소파에 오래 앉아 있지 말라. 푹신한 의자는 허리뼈(요추)의 지지에 상당히 불리하다. 직장에서든 어디서든 한 시간 이상 한 의자에 앉아 있지 말고 일어나 등근육과 관절들을 5분 이상 스트레칭하도록 노력한다. 운전자세도 중요하다. 무릎은 약간 굽히는 것이 좋다. 시트를 너무 뒤로 젖히지 말고 올바른 자세로 시트 뒤에 중추라인을 붙이고 운전한다. 등받이 각도는 90도에서 살짝 뒤로 젖히는 정도가 알맞다. 헤드레스트는 목을 편안하게 하는 용도가 아니고 목을 보호하는 용도다. 따라서 목이 걸쳐지면 안된다. 뒤통수와 만나도록 조절해야 한다.
▲안과 의사: 안과 의사들은 야외에서나 운전할 때 꼭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모든 종류의 눈 손상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태양의 자외선 A 및 자외선 B를 100% 차단하는 선글라스가 좋다. 흐린 날에도 UV 광선은 여전히 빛을 발하여 눈을 때리거나 손상시킨다. 차량에는 자외선 차단 필름을 붙인다.
▲정맥질환 진료 의사: 자주 앉거나 서 있어야 한다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한다. 압박 양말은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종(중력 의존성 부종)을 줄이는 데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압박 스타킹은 또한 비행기나 자동차 여행 중 또는 심지어 사무직에서 일할 때와 같이 장기간 움직이지 않는 동안 다리 정맥에 심부 정맥 혈전증이 발생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건강한 사람에게도 중요하다. 근본적인 의학적 문제가 없더라도 압박양말은 다리의 피로, 불편함 및 붓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사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물론 우스개 소리지만 "의사가 하는 말은 따라서 하되 의사가 하는 행동은 따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이 있다는 것은 의사들도 건강수칙을 지키고 실천하기가 꽤 어렵다는 뜻이리라. 정작 환자들이나 주위사람들에게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여러가지 수칙들을 열심히 설명을 해놓고는 정작 자신들은 그 수칙들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흡연을 하고, 술을 많이 마시고,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면서도 운동을 하지 않는 의사들이 주변에 수두룩하다. 의사들도 사람이니 어쩌랴 하면 그만이지만, 필자는 적어도 비만클리닉의 의사는 뚱보여서는 안된다고 느끼는 의사들 중의 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