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6개국, 암 치료비 미국의 50% 수준…사망률은 더 낮아
한국 등 6개국은 국민 1인당 연 평균 암 치료비를 미국의 약 50%밖에 쓰지 않지만, 암 사망률은 미국보다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바서대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호주·핀란드·아이슬랜드·스위스·일본 등 6개국의 국민 1인당 연 평균 암 치료비는 약 300달러(약 37만7000원)로 미국(약 600달러)의 절반에 그치지만, 암 사망률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세계의 고소득 국가 22개국의 국민 1인당 연 평균 암 치료비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미국은 매년 2000억 달러(약 251조 원)를 암 치료비로 지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또 미국이 평균적인 고소득 국가보다 암 치료에 2배의 비용을 지출하지만, 암 사망률은 평균보다 약간 더 높을 뿐이라고 밝혔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라이언 차우 박사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앞서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암 치료법을 개발해 환자에게 제공한다는 공통 인식이 있는데, 미국의 상당히 많은 투자가 실제로 더 나은 암 치료 결과를 내는지 무척 궁금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국가의 암 치료비 지출은 인구 수준의 암 사망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암 치료에 더 많은 돈을 들이는 국가가 더 나은 암 치료 결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흡연은 암 사망률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며, 미국의 흡연율(2020년 19%)은 다른 국가들보다 전통적으로 더 낮다. 한국의 2020년 기준 흡연율은 20.6%다.
연구팀이 흡연율의 국제적 변동을 조정한 결과, 미국의 암 사망률은 평균 고소득 국가와 썩 다르지 않았다. 특히 흡연율을 충분히 감안(보정)할 경우에는 한국·호주·핀란드·아이슬란드·일본·룩셈부르크·노르웨이·스페인·스위스 등 9개국의 암 사망률이 미국보다 오히려 더 낮았다.
연구팀은 미국의 암 치료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미국의 암 치료비가 많은 주요 요인으로 항암제 승인에 대한 느슨한 규제, 약값 책정 등 두 가지를 꼽았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바사대 엘리자베스 브래들리 총장(과학기술 및 사회)은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미국은 다른 국가와 시스템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Comparison of Cancer-Related Spending and Mortality Rates in the US vs 21 High-Income Countries)는 ≪미국의사협회지 건강포럼(JAMA Health Forum)≫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