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안·우울...“이제 모바일로 정확히 진단받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일상회복 과정에서 겪게 되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분야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되면서 객관적 지표로 판단할 수 있는 대전환기가 왔다는 판단이다.
보건복지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26일 서울 양재에서 "대전환기 융합기술의 미래, 정신건강과 연구개발(R&D)"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건강 연구개발 방향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국내 성인 4명 중에 1명은 평생 적어도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우울'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일상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정두영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기존 정신건강 체계는 비효율이 심하다. 선진국이라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디지털로 대전환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한 조기 진단과 적절한 개입이 중요하다. 대량의 디지털 데이터를 의료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신건강 연구개발은 측정가능한 생물학적 지표 개발이 어렵고, 주로 증상 관찰을 통한 현상학적 접근 분야라는 기술개발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소아신경과 전문의)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료 본질적으로 가지는 비대칭성과 접근성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4차 산업 성장의 동력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국민 건강의 접근권 차원에서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어 "의료서비스의 불만은 의사가 주는 정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의사중심의 진료와 국가 복지예산이 크지만 환자가 제공받는다고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카카오헬스케어는 환자와 병원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했다.
기존 모바일 기반의 전주기 개인건강 관리와 헬스케어 데이터 공유·활용 지원에 대한 접목을 카카오헬스케어 목표로 두고 있다. 또 좋은 서비스의 앱이 나와도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쉽지 않은데, 카카오는 다수 국민이라는 기존 이용자를 활용해 제공한다는 큰 이점이 있다.
고대안암병원 이헌정 교수는 '국민 정신건강 이슈와 신치료 기술개발 동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디지털 피노타입(표현형)을 강조했다. 그는 "병리기전 등에 지표(indicater)로 작용하면 이를 디지털바이오마커라고 할 수 있다. 정신질환에서는 바이오마커를 쉽게 찾지 못했는데,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헌정 교수는 미국에서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적용시킨 토마스 인셀이 창설한 '마인드스트롱'(정신치료 플랫폼)과 생체 리듬을 관리하는 '휴서카디안'을 주목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강성지 웰트 대표도 디지털 치료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웰트는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분야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강 대표는 “올해 CES에서 역사상 최초로 엘보트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는 소비자 중심의 의료기기와 코로나 이후로 멘탈 헬스가 부상하고 있고, 홈 피트니스 기기 등 헬스케어, 렌탈 가전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선 “디지털 헬스케어와 달리 임사시험 등 절차를 통해서 명확한 사용목적과 검증된 유효 안전성을 갖추게 된다. 또 의사가 기존 치료제처럼 처방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정은영 정신건강정책관은 "정신건강이 최근 융합기술 경향에 가장 부합하는 분야로 앞으로 우리나라가 전세계 디지털 건강 분야를 이끌 수 있도록 선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토론회는 연구자들을 위해 보건산업진흥원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