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코앞... "뼈 건강 국가책임제 필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골다공증 골절 환자에 대한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사진=Sutthaburawonk/게티이미지뱅크]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는 뼈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한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국가에서 국민들의 뼈 건강을 책임지는 국가책임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뼈가 약해 부러지는 것을 '골다공증성 골절'이라고 한다. 50대만 돼도 넓적다리가 부러지는 고관절 골절 발생 시 5명 중 1명이 1년 내에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노인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은 2025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 정부의 임기 과정에 이 시점이 찾아오는 만큼, 대한골대사학회는 26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정부에게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을 위한 국가책임제 도입과 정책과제들에 대해 제언했다.

앞서 지난 4월 진행된 전문가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골다공증 치료·관리에 대한 정부 정책 지원이 충분치 않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정책으로 꼽은 것은 건강보험 급여 확대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골다공증 역시 정부의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 골다공증 검사 기회를 넓히고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학회 하용찬 이사장은 이 같은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 국가책임제 추진을 제언한다"며 "이를 위한 3대 핵심 정책과제는 △국가건강검진 골다공증 검사 확대 및 사후관리 강화 △지속적인 골절 예방을 위한 '뼈 건강 선순환' 치료 환경 보장 △초고령사회 뼈 건강관리를 위한 전국 단위 대국민 질환 캠페인 추진 등"이라고 말했다.

골다공증 검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면 국가건강검진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골다공증에 대한 국가건강검진 확대를 약속한 만큼, 학회 김하영 학술이사(강릉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가건강검진 서비스 단계별로 '골다공증 질환 교육 - 골밀도검사 효율화 - 골다공증 유질환자 사후관리 개선'을 해야 한다"며 "검진 결과를 제공할 때는 골밀도 수치(T-score) 및 골밀도 검사 결과지 사본을 제공하고 골다공증 유소견자에게 문자, 전화 등으로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주요 만성질환 중 검사 수치에 따라 급여 제한이 있는 질환은 골다공증이 유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학회 김경민 역학이사(용인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혈압, 혈당 등의 수치가 조절된다고 해서 치료약제의 보험급여를 중단하는 만성질환은 없다"며 "골밀도 T스코어 -2.5를 기준으로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한데 이 수치는 골다공증 환자의 정상 상태 회복 및 치료 목표 달성을 의미하지 않다. 국제 진료지침에 맞게 현행 골다공증 약제의 투여기간 제한을 개선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질환의 심각성을 국민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도 제안됐다. 학회 이유미 총무이사(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골다공증 검사율과 치료율은 여전히 낮은 편으로, '자각증상이 없는' 골다공증 질환 특성상 환자들이 뼈가 부러지기 전에는 골절 위험과 골다공증 심각성을 모른다"고 말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관리율이 인식개선사업을 통해 높아진 것처럼, 골다공증 질환에 대해서도 질병관리청의 캠페인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

이와 관련,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학회의 의견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최경호 사무관은 "진료지침에 따른 과학적인 진료와 치료가 가능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질병관리청 만성질환예방과 김우정 사무관은 "질병청의 만성질환 관리사업 경험과 체계를 토대로 골다공증 인식개선 사업 추진도 학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관리실 박용표 부장은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골다공증이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골밀도검사 결과제공 방안, 검진과 치료가 신속하게 연계되는 사후관리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